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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해안포 도발 해봤자 또 허사다

[사설] 北 해안포 도발 해봤자 또 허사다

입력 2010-01-28 00:00
업데이트 2010-01-2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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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수 차례에 걸쳐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해상에 해안포 수십발씩을 쏘아대는 공격을 감행했다. 비록 해안포가 NLL 북쪽 해상을 겨눴고 우리도 경고사격 대응에 그쳐 교전으로 치닫지는 않았지만 중대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엄포성 발언의 대남 압박과 협상제의의 강온 양면전술을 번갈아 써오던 중 또다시 터진 북의 도발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해안포 사격 전날만 해도 6·15공동선언 10주년 남북 공동행사를 제의해 왔던 북한이다. 북의 얄팍한 의도에 흔들리지 않은 채 대북 정책기조를 거듭 다잡아야 할 것이다.

북의 NLL 해안포 사격은 최근 잇단 대남 협박술의 연장선에 있다. 유엔의 제재로 경제·외교분야에서 극심한 압박을 받아온 데다 지난해 화폐개혁 이후 심해진 혼란과 갈등을 외부로 돌릴 타깃으로 NLL을 택했다고 봐야 한다.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오른쪽 해상 두 곳을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지 이틀 만의 전격 도발이고 종전의 엄포성 조치와는 달리 실제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다급해진 속사정을 노출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이 해안포 사격 탄착점으로 삼은 NLL해상은 1953년 휴전시 유엔군이 설정한 실질적 해상분계선이다. 이 해역에서의 모험 도발은 남북간 전면전을 촉발할 우려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분란과 문제를 빚을 무모한 행동인 것이다. 행여 6자회담의 복귀에 앞서 조건으로 제시한 평화협정 체결에 유리한 입장을 점유하기 위해 NLL 무력화를 시도했다면 오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북은 이날 서해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계속할 것이며 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미국이 북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유지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늑대소년’식의 허튼 엄포는 비웃음과 비난만 살 뿐 득 될 게 없다. 눈앞에 걸린 개성공단 실무회담과 후속 군사실무회담, 개성·금강산 관광재개 실무회담에서 더 많은 실익과 조건을 얻으려면 성실한 대화의 자세가 긴요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군사적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북의 위협에 휘둘리는 식의 양보는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 가야 할 것이다.
2010-01-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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