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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 아이티 지진참사 ‘특수’ 누려

도미니카, 아이티 지진참사 ‘특수’ 누려

입력 2010-01-18 00:00
업데이트 2010-01-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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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의 최빈국 아이티가 지진참사로 신음 중인 가운데 인접국 도미니카 공화국은 기대치 않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공항의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어서 아이티로 입국하려는 언론인과 세계 각국의 구호팀들은 대부분 도미니카의 산토도밍고 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육로나 헬기 등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산토도밍고 공항 주변은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기자가 17일 오전 탑승한 애틀랜타발 산토도밍고행 여객기에도 ‘인터내셔널 릴리프 팀’ 등 국제구호단체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응급의사팀 등 아이티 지진참사와 관련한 구조 및 구호작업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와 이를 취재하려는 각국 언론인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여객기의 한 스튜어디스는 “도미니카행 여객기는 평소에 승객이 절반 정도 차는데 오늘은 거의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많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도미니카가 아니라 아이티로 가는 승객들”이라고 말했다.

 산토도밍고 공항에서 내려 아이티로 향하는 외국인들이 급증하면서 렌터카 회사와 택시 및 헬기업체들도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아이티 국경지대까지 미화 300달러를 부르며 호객행위를 계속했고, 산토도밍고공항에서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까지 가는 헬리콥터의 항공료는 4천달러에 달했다.

 한 공항 관계자는 “4천달러를 주면 산토도밍고 공항에서 포르토프랭스까지 가는 헬기를 수배해 줄 수 있다”며 기자에게 제안을 하기도 했다.

 렌터카 업체들도 사전 예약이 끝나 공항에서 차를 빌리지 못한 외국인들의 경우 시내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렌트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기자를 산토도밍고 시내까지 태워준 한 택시기사는 “이웃나라가 참사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많은 외국인이 몰려들고 있어 반짝 경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미니카와 아이티는 서인도제도의 ‘히스파니올라’ 섬을 공유하는 인접국으로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그러나 1697년 히스파니올라섬의 서부(현 아이티)는 프랑스, 중동부(현 도미니카 공화국)는 스페인이 지배하면서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갖고있는 등 한국과 일본의 관계처럼 ‘가깝고도 먼 나라’의 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국은 이런 특성을 감안해 가급적 국내문제에 대해서는 불간섭 원칙을 고수해 왔다.최근에는 약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티의 불법 이민자들이 계속 도미니카로 유입되면서 양국관계를 긴장시키는 최대현안이 되어왔다.

 하지만 지진참사가 발생하자, 행방이 묘연했던 르네 프레발 아이티 대통령이 지난 14일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낼 당시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 공화국 대통령이 옆에 자리를 함께하며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참사발생 직후 가장 먼저 현장에 구조대를 파견한 국가도 도미니카였다.이런 가운데 도미니카공화국 남성 2명이 16일 포르토프랭스에서 구호물품을 나눠주다 총격을 받고 부상한 사건이 발생해 슬픔을 나눠온 양국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산토도밍고<도미니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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