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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례로 본 세종시 성공 조건은

해외사례로 본 세종시 성공 조건은

입력 2010-01-11 00:00
업데이트 2010-01-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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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기초과학 투자·R&D-산업화 연계체제 구축

정부가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건설하는 계획을 마련하면서 모델 도시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해외 성공사례들의 공통된 조건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11일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하는 당초 계획을 백지화하고 2020년까지 산업·대학·연구 기능이 어우러진 인구 50만명의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육성하는 세종시 발전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이 방안을 마련하면서 독일 드레스덴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 스위스 제네바 ‘썬(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 등 세계적 과학도시들의 성공 요인을 자세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과학도시의 성공 요인으로는 지속적인 기초과학 및 교육 투자, 연구개발(R&D)과 산업화를 이어주는 유기적인 연계체제 구축, 해외 우수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교육·문화·생활 환경 조성 등이 공통적으로 꼽히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그러나 이들 도시의 성공 배경에는 수백년의 교육도시 역사와 기업 유치 노력 및 지원, 막대한 기초과학 투자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며 성급하게 경제효과만 추구하면 또 하나의 지방산업단지 조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드레스덴은 1990년 통독 후 많은 대학과 연구소, 기업을 유치하고 이들 간의 탄탄한 협력과 연계를 조직, 구 동독지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로 발돋움했다.

 인구 50만명의 드레스덴에는 재학생 3만5천명의 독일 최대 기술대학인 드레스덴공대 등 10개 대학과 3개 막스 플랑크 연구소, 10개 프라운호퍼 연구소, 5개 라이프니츠 연구소 등 세계적 연구기관들이 들어서 있다.

 또 지멘스, 폴크스바겐 등 전통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조화를 이뤄 발전하고 반도체 분야에서는 AMD, 인피니온 등 1천200여 기업이 유럽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해 ‘실리콘 작소니(작센)’로 불린다.

 드레스덴의 성공에는 역사·문화적 강점과 과학·산업적 토양이 발판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작센 주의 주도로 800년 전통을 가진 드레스덴은 동유럽 문화 중심지이자 통일 이전부터 화학, 기계 등 전통산업이 발전한 경제 중심지였다.

 이런 경제적 요인과 함께 우수한 문화, 생활, 교육 여건 등으로 뛰어난 연구기관과 유수의 기업 유치에 성공한 것도 드레스덴이 대표적 과학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디르크 힐버트 드레스덴 시 경제담당 부시장은 드레스덴의 성공 비결로 △산업, 연구기관, 대학 등의 조화 △문화.예술의 중심지 △좋은 거주환경 등을 꼽으면서 한국의 경우 교육환경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럽 최대 반도체산업연맹인 ‘실리콘 작소니 협회’의 토마스 레페 이사도 “황무지에 새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수백년 역사를 가진 드레스덴과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기술, 시설뿐 아니라 사람을 데려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각종 문화, 교육 시설 등 가족을 끌어들 수 있는 요인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RTP 역시 우수 인력을 배출해온 듀크대와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를 중심으로 형성된 연구개발단지이다.

 노스캘로라이나주 주도 롤리와 더럼, 채플힐 등 3개 도시를 연결한 삼각형 안에 있는 RTP는 2천830여만㎡의 부지에 IBM과 시스코, 모토로라,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 머크 등 170여 글로벌 기업 연구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NCSU에서 RTP 등 산학 클러스터를 연구 중인 한밭대 최종인 교수는 이 지역 3개 명문대가 의학, 전자, 생명공학 등 분야에서 인재를 배출하고, 기업 및 연구기관 간의 산학연 협동이 유기적으로 이뤄진 점을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RTP의 성공사례를 통해 분석해 보면 세계적 수준의 대학과 글로벌 기관 유치 그리고 개발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리더십의 확보 등이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의 CERN은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우수한 두뇌들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 12개국이 1954년 세운 공동연구소로 연구소 자체가 작은 과학도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CERN은 1994년부터 15년간 29억 달러(약 3조3천억원)를 투입, 세계 최대의 강입자가속기(LHC: Large Hadron Collider)를 완공함으로써 137억년 전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대폭발)의 비밀을 밝히는 21세기 최대 과학프로젝트의 중심지가 됐다.

 CERN은 막대한 기초과학 투자와 적극적인 인재 유치 정책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현재 CERN에서 연구 중인 물리학자는 세계 80여 개국 출신 7천여 명에 달하고, 엔지니어들도 7천여 명에 이른다.

 드레스덴과 RTP, CERN 등 해외 과학도시의 성공 사례들은 세종시가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성공하려면 우수 대학 육성과 기초과학 연구 지원, R&D-산업화 연계 체제 구축과 함께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위한 국제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드레스덴.롤리.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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