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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재정부 금통위 참석에 ‘발칵’

한은, 재정부 금통위 참석에 ‘발칵’

입력 2010-01-07 00:00
업데이트 2010-01-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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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독립적 의사결정 훼손 우려”

 기획재정부 차관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겠다는 계획이 7일 발표되자 한은 직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재정부는 열흘 전에 한은에 통보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어서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한은은 대체로 재정부의 계획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그 이유는 △그동안 금통위에 참석하지 않았다가 갑자기 참석하겠다는 이유가 분명치 않고 △금통위원 개개인이 소신을 펼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부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한 금통위원은 “권한을 갖고 있는 쪽에서 권한을 행사하겠다는데 반대할 명분은 없으며 오겠다는 사람 막을 수도 없다”면서 “그러나 정부 관료가 열석발언 하는 나라가 많지 않으며 정부가 예로 든 것도 영국, 일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지만,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배경태 한은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행법에는 있지만,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는데, 재정부가 10여 년 만에 참석하겠다고 하고 그것도 매월 하겠다고 해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금통위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다.

 한은의 한 직원은 “현행법상 재정부 차관은 금통위에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그러나 아무래도 금통위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재정부가 필요에 따라 참석한 적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번 금통위에 들어오겠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이 금통위원 개개인들의 소신 개진에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직원은 “재정부가 금통위에 참석해 국내외 경제동향에 대해 의견을 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금통위원들이 금리변경을 최종 결정하는 회의에 참가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서로 조직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규정에만 돼 있던 것인데, 왜 갑자기 참석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금통위의 독자적인 활동에 나쁜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공조나 정보공유는 굳이 재정차관이 참석하지 않아도 잘 이뤄질 수 있고, 수장들끼리 충분히 조율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법에 규정된 권한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직원은 “과거에는 정부가 한은 정책결정에 간섭하려 한다며 내부에서 극렬히 저항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진 것같다”면서 “한은 부총재도 금융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으니 기관 간 정책공조를 위한 차원이라면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차관이 회의에 참석한다고 해서 금통위원들이 자기 할 말을 못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면서 “위원들은 자기 생각대로 발언하고 의사결정을 할 것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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