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7월 한참 더울 때였습니다.취업이 어렵다는 말에 경쟁력 강화한다고 FP자격증 공부를 했었죠.첫 수업 때 뭐가 뭔지 몰라 꾸벅꾸벅 졸다 보니 꽤 진도가 나갔더군요.본전 생각에 옆에 있던 귀여운 아가씨에게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습니다.
김주일(30)·조현희(26)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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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일(30)·조현희(26)씨
“제가 졸아서 그런데요.노트 좀 보여주세요.”
이것이 우리의 첫 만남 이었습니다.노트 빌려 준 것이 고마워서 자판기 음료수 하나 뽑아 건네주고,또 노트 빌리고 고맙다고 밥 사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알았습니다.우연을 가장하여 지하철에서 만나기도 했습니다.강의시간에 맞추어 지하철역에서 기다렸죠.나중에 그녀에게 고백했습니다.우연을 가장한 고의적 만남이었다고.
결국 자격증은 취득하지 못했습니다.자격증 시험날이 면접날과 겹쳐서 말이죠.자격증은 못 땄어도 저는 원하던 현대캐피탈이라는 금융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답니다.그런데 그날부터 저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갔습니다.친구를 위한다며 다른 이성에게 관심을 쏟기도 하고,여자친구에게 점차 소홀해졌습니다.여자친구의 맘도 자연히 제게서 멀어졌죠.
이대로 끝인가라고 스스로 책망하던 시절,친한 친구 녀석의 도움으로 우리는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한 번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지만,다시 만나면 헤어지지 않는 법인가 봅니다.저와 그녀는 지금 같이 있고,평생을 같이하겠다고 주례선생님과 여러 하객 앞에서 언약을 했습니다.저의 꿈은 아주 소박합니다.제 아내에게 그 동안 못해준 것 하나씩 해주며 정말 행복한 가정이 무엇인지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잘 사는 거랍니다.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우리 사이 많이 축복해 주세요.˝
2004-04-02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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