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질감과 이질감

동질감과 이질감

입력 2007-11-30 00:00
수정 2007-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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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종친회 모임에 나가보면 느끼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모인 분들 중에 제가 가장 어리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60~70대 어른들이시고 심지어는 90세를 내일모레 바라보는 분도 계십니다. 간혹 50대 분들이 계신데 그분은 감히 앉지도 못합니다. 청년 분과를 책임지고 계시는 분이 60대이시니 대략 알 만하지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종친회나 족보에 거의 관심이 없는 세태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또 하나 느끼는 게 되는 것은 묘한 정서적인 공감대입니다. ‘어찌 됐건 0.01%라도 우린 피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생김새도 비슷한 것 같고, 생각하고 말하는 투도 엇비슷해 보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린 다 한민족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성을 쓰고, 똑같은 조상을 섬긴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북쪽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저는 같은 종친입니다. 그 사실을 전 30대 초반에야 알았습니다. “애써 숨길 까닭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슨 자랑거리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 필요야 있겠나?”는 게 아버님의 변입니다. 말씀 중에 평소 김일성 부자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그대로 내비친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7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거론되면서, “내가 전주 김씨고 내 조상묘가 전주 모악산에 있는 것으로 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정말 그가 남쪽에 온다면 “종친회에서 뭔가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니야?”라는 주변 얘기도 있었지만, 정작 우리 쪽에서는 “무슨 낯으로 조상묘를 찾을 수 있겠냐”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얼마 전 정상회담, 평화통일이란 단어가 신문 1면을 어지럽게 장식했을 때 우리 가족과 종친 어른들은 오히려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죽어갔고, 아직도 헐벗고 굶주리고 또 죽어가는 북쪽의 한민족이 있는 것을 뻔히 아는데, 어떻게 이를 외면하고 박수만 칠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언제나 맞는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발행인 김성구(song@isamtoh.com)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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