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해룡면에 세워진 ‘청근검 비석’ 유래는?

순천시 해룡면에 세워진 ‘청근검 비석’ 유래는?

최종필 기자
최종필 기자
입력 2022-03-21 16:45
수정 2022-03-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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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년 전 면장의 ‘청렴·근면·검소’ 실천 공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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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년(86) 전 순천시 해룡면장이 자신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면민들이 세운 ‘청근검’ 표석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시는 김 전 면장의 주요 업적을 동판으로 제작,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김학년(86) 전 순천시 해룡면장이 자신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면민들이 세운 ‘청근검’ 표석 옆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시는 김 전 면장의 주요 업적을 동판으로 제작,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지만 당시엔 너무나 힘들었어요. 잊지 않고 이런 큰 행사를 마련해줘 너무나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순천시 해룡면 제13대 면장(1989년 12월부터 1994년 12월)을 역임한 김학년(86) 씨는 “주변에서는 본인 땅도 아닌데 왜 그렇게 고생하면서 애를 쓰냐며 말렸지만 공직자로서 외면할 수 없었다”며 “벌써 30여년이 지났지만 광주 법정까지 오가면서 겪었던 힘들었던 장면들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웃음을 보였다. 김씨는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망설임 없이 그때의 선택을 다시 할 것이다”고도 했다.

21일 오후 3시 30분 순천 해룡면 행정복지센터 앞에 허석 시장과 관내 기관장, 지역 원로,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쌍비석 제막식’이 열렸다. 해룡면 지역 역사 바로 세우기의 첫 걸음으로 해룡면사의 정기를 바로 세우고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김 전 면장의 공덕을 기르는 자리여서 더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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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시장과 관내 기관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룡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열린 ‘쌍비석 제막식’
허석 시장과 관내 기관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룡면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열린 ‘쌍비석 제막식’
김 전 면장은 지난 1990년 해룡면사무소(현 순천농협 해룡지점)가 협소해 이설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희사되었던 면사무소 부지 전체 2040㎡중 684㎡가 개인 앞으로 등기돼 있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 등기부에 올라간 A씨는 순천에서 막강한 자산가 가족이어서 큰 힘을 발휘했었다. 1심에서는 패소했다. 하지만 김씨는 포기하지 않고, 2년 동안 수십 차례 재판정을 오가면서 힘겨운 싸움을 벌인 끝에 광주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재판 비용 400여만원도 모두 자비를 들여 마련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 행정복지센터를 현재의 부지로 옮길 수 있었다.

면민들은 지난 1991년 김 전 면장의 공로를 알리기 위해 청렴·근면·검소의 뜻을 담은 높이 150㎝의 ‘청근검’ 표석을 세웠다. 평소 공직자로서 모범이 되었던 삶의 자세와 후배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에 대해 제시하는 표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김 전 면장의 행적과 현재의 행정복지센터 설립 과정을 아는 사람들이 드물어 시는 이날 두 가지 내용을 기재한 동판을 제작, 기념식을 열었다. 김 전 면장은 1994년 12월 정년 퇴직 후 고향인 해룡면 도롱마을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후 김 전 면장의 업적을 모른 사람들이 많다고 판단, 쌍비석 설립을 추진한 허국진 해룡면장은 “쌍비석은 우리 지역의 역사를 나타내는 산 증인이다”며 “면 발전을 위해 더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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