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닥터] 방사선치료, 환자가족은 괜찮을까

[굿모닝 닥터] 방사선치료, 환자가족은 괜찮을까

입력 2009-10-19 12:00
수정 2009-10-19 12: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선생님, 혹시 방사선 때문에 가족들에게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 이렇게 묻는 이들이 더러 있다. 특히 집에 아기가 있는 환자라면 꽤 심각해한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방을 따로 쓰고 식사도 혼자 하려 든다.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는 한 환자는 자꾸 안겨드는 손녀 때문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주변 사람들에게는 방사선 치료의 영향이 전혀 없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이 세포를 파괴하는 성질을 이용한 치료로, 암세포에 방사선을 쏘아 암세포를 파괴하고 증식을 막는다. 이 경우 주변의 정상 세포도 영향을 받지만 곧 스스로 회복한다.

하지만 방사선치료와 달리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주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갑상선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옥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를 받는다. 캡슐형 방사성 옥소를 체내에 넣어 목 부위에 남아 있는 갑상선 세포나 다른 부위의 갑상선암 세포를 죽이는 치료다. 이때 환자의 몸에서 방사선이 방출된다. 방사성 옥소 치료를 격리된 방에서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 경우, 환자는 특히 어린아이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성장기에는 방사선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또 밥을 먹은 식기나 내의는 따로 분리, 세탁하고 화장실에서도 매번 두세 차례 물을 내려 변기가 방사능에 오염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수나 샤워 후에는 땀 등으로 방사선이 배출될 수 있으므로 깨끗이 닦아야 한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반감기가 있어 짧게는 3~4일, 길게는 8일 정도만 따로 지내면 된다. 홀로 암과 싸우는 암환자들은 외롭다. 그러나 필요없는 고민을 안고 생활할 필요는 없다. 가족과 의료진이 항상 환자를 지키고 있으므로.

금기창 연세대의대 방사선종양학 교수
2009-10-19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