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39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9)

儒林(393)-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9)

입력 2005-07-21 00:00
수정 2005-07-2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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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百花齊放

제1장 浩然之氣(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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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제나라에는 광장(匡章)이란 장수가 있었다.

용맹한 사람이었지만 평판이 매우 나빴다. 광장이 아버지와 싸워 불효하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광장이 아버지와 싸운 이유는 어머니가 남편인 광장의 아버지에게 부정한 죄를 지었으며 이로 인해 아버지가 직접 어머니를 살해한 데서 비롯되었다. 광장은 아무리 어머니가 부정한 죄를 지었다고는 하지만 어머니를 죽인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으며, 이로 인해 아버지와 싸우다 아버지에게 쫓겨남으로써 봉양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광장은 제나라에서 불효자라고 낙인찍히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맹자는 평판이 나쁜 광장과 교유하고 있었다. 교유할 뿐 아니라 예의까지 갖추는 것이었다. 이에 못마땅한 제자 공도자(公都子)가 맹자에게 묻는다.

“광장은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불효자라고 칭하는 나쁜 사람입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그와 함께 놀러 다니시고, 또 게다가 예모까지 갖추시니 감히 무슨 까닭인지 묻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맹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세속에서 이른바 불효라는 것은 다섯 가지이다. 첫 번째 불효는 사지를 게을리 하여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요, 두 번째 불효는 장기 두고, 바둑 두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고, 세 번째 불효는 재물을 좋아하며 처자만을 사랑하고 부모의 봉양을 돌보지 않는 것이며, 네 번째 불효는 듣기 좋은 말과 화려한 것만 보려 하는 욕망에 따름으로써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요, 다섯 번째 불효는 용기를 좋아하여 잘 다투며 사나워서 부모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그것인데, 장자(章子:광장)는 이 중에서 하나라도 있는가. 장자는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착하게 되기를 요구하다가 아버지에게 쫓겨나 효를 다할 수 없게 된 것뿐이다. 이에 장자는 자신이 어떻게 아내와 자식들의 봉양을 받을 수 있겠는가에 생각이 미쳐 아내를 내보내고 아들을 물리쳐서 종신토록 봉양받지 않았으니, 마음에 결정하기를 ‘이처럼 하지 아니하면 이는 죄 중에서 큰 것이다.’라고 생각하였으니 이런 사람이 바로 장자인데, 어찌 그를 불효하다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답변을 통해 맹자가 세평에 흔들리지 않는 심지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어머니가 비록 부정한 일을 지었다고는 하나 아버지에게 살해됨으로써 이에 부당함을 탓하다가 쫓겨나게 되자 자신도 가솔(家率)을 거느릴 자격이 없다고 해서 가정을 해체하였던 광장은 맹자의 눈으로 보면 ‘용기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실제로 광장이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전한(前漢)시대 때의 유향(劉向)이 쓴 ‘전국책(戰國策)’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광장이 제나라 장수가 되어 진나라와 싸웠다. 왕은 광장의 어머니가 마잔(馬棧)에 묻힌 것을 생각하고 ‘전승을 거두면 반드시 그대의 어머니 묘를 이장해 주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광장은 말하였다.‘제 어머니의 묘를 이장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께 죄를 지었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묘를 어떻게 하라는 말씀 없이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어머니의 묘를 이장하면 이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속이게 되는 것이니 감히 이장할 수 없습니다.’

진나라와 전쟁할 때 제나라의 정탐병이 왕에게 광장이 진나라에 투항하였다고 세 번씩이나 고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속이지 않는 광장인데 어찌 살아 있는 나를 속이겠는가.’”
2005-07-2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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