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운 상대, 싫어하는 대상은 피하는 게 가장 쉽다. 하지만 주인공 아이의 선택은 다르다. 검은 악몽에 시달리던 아이는 달님의 은은한 지지에 용기를 낸다. 두려움을 회피하거나 싸우지 않는다. 달님은 베개 속에 사는 ‘꿈’을 만나러 가자고 제안한다. ‘꿈’이 혼자 사는 흑백의 공간은 아이와 곰인형, 달님의 방문으로 점차 바뀌어 간다. 책을 쌓아 쉴 수 있는 집이 생기고 사탕을 심어 사탕이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키워 낸다. 크레파스로 꽃을 그려 피우고 종이접기로 나비를 탄생시킨다. 달님은 양동이에 별을 가득 담아 와 비어 있던 하늘에 뿌린다. 아이는 이제 ‘꿈’이 두렵지 않다. 지붕을 미끄럼틀 삼아 두려움의 대상이던 악몽에 다가간다. 그리고 스며든다.
제2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이기도 한 양선 작가의 ‘달님이랑 꿈이랑’은 글이 아닌 그림 언어로 두려움에 대처하는 아이의 서사를 멋지게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