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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까지 1만 3488시간… 4인의 빌리 날아오른다

무대까지 1만 3488시간… 4인의 빌리 날아오른다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8-22 17:36
업데이트 2021-08-23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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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31일 개막
562일간 춤·노래·연기 성장한 ‘빌리’ 4인
모두 “자신 있어요” 프로처럼 한목소리
“아이들이 만든 200도 감동, 관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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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을 연기하는 이우진(왼쪽부터), 김시훈, 주현준, 전강혁군이 손가락 하트를 보여 주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간 체력 단련부터 춤과 노래, 연기 등을 꾸준히 다지며 빌리로 성장한 어린 배우들은 31일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는 소년을 연기하는 이우진(왼쪽부터), 김시훈, 주현준, 전강혁군이 손가락 하트를 보여 주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간 체력 단련부터 춤과 노래, 연기 등을 꾸준히 다지며 빌리로 성장한 어린 배우들은 31일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신시컴퍼니 제공
지난해 2월 첫 오디션부터 오는 31일 개막까지 총 562일, 1만 3488시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무대에 서기 위해 1년 6개월 남짓 땀 흘린 어린이들이 이제 관객들과 마주할 채비를 마쳤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중반 광부 대파업이 일어난 영국 북부의 작은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 동명 영화(2000)가 원작으로, 복싱 수업 중 우연히 발레를 접한 소년 빌리가 발레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룬다. 영화에 감명받은 엘턴 존이 뮤지컬 제작을 이끌었고 국내에선 2010년 초연한 뒤 2017년 재연했다.

31일 서울 구로구 대성디큐브아트센터에서 4년 만에 막을 여는 세 번째 시즌에서 빌리를 노래할 김시훈(11), 이우진(12), 전강혁(12), 주현준(11)군은 지난 18일 연습 장면을 공개하며 가진 온라인 인터뷰에서 “자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요 넘버를 시연하는 빌리들끼리도 처음 본 날이었다. “제 자신이 대견하다고 느끼면서도 약간 아쉬운 부분들이 보인다”(강혁)는 분석부터 “무대에서 좀더 즐기는 모습이 있으면 좋겠다”(현준), “살짝 부끄럽기도 한데 더 열심히 해서 멋진 모습 보여 드리겠다”(시훈), “다들 잘하니까 저도 더 책임감이 생긴다”(우진)는 어른스러움까지 프로 배우 못지않은 자세를 보여 줬다.

이들이 달려온 시간은 실제 빌리가 되는 길 그 자체였다. 지난 2월 첫 오디션에 빌리가 되고 싶어 모인 어린이들만 161명. 8세부터 12세 사이, 150㎝ 이하의 키에 변성기가 오지 않고 탭댄스와 발레, 애크러배틱 등 춤에 재능이 있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갖춰야만 빌리가 될 수 있었다. 잠재력과 끈기도 매우 중요한 선발 요소였다. 러닝타임 160분 가운데 빌리가 등장하는 시간은 무려 14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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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역을 맡은 이우진.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역을 맡은 이우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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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를 연기하는 김시훈.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를 연기하는 김시훈.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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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속 빌리 주현준(뒤쪽)과 마이클 역의 나다움.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속 빌리 주현준(뒤쪽)과 마이클 역의 나다움.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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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역을 맡은 전강혁.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역을 맡은 전강혁.
신시컴퍼니 제공
1차 오디션에서 빌리 역 8명, 2차 오디션에서 7명이 뽑혔고 1년 3개월 동안 빌리스쿨에서 주 5일 매일 오후 3~9시 기초 체력을 위한 필라테스와 각종 장르의 춤, 노래, 연기까지 빌리가 되기 위한 배움과 노력의 시간이 이어졌다. 샤프롱(보살펴 주는 사람)과 전문 피지오(물리치료사)가 내내 상주하며 아역 배우들의 컨디션을 돌봤다.

현준군은 “마스크를 쓰고 연습하느라 힘들었다”면서도 “그래도 실력이 많이 발전했다”며 뿌듯해했다. 시훈군은 “예전에는 겁이 많았는데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발레리노를 꿈꿨던 강혁군은 “탭댄스나 애크러배틱을 아예 안 배우고 들어가 어려웠지만 계속 하다 보니 실력도 늘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자신 있는 장면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도 “다 자신 있게 해서 딱히 고를 수 없다”(현준)거나 “‘앵그리 댄스’가 가장 힘든데 제일 자신 있다”(우진)고 할 만큼 씩씩했다.

해외 협력 연출인 사이먼 폴라드는 “뮤지컬에서 이렇게 주연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공연이 없다”면서 “무대 위 연기가 일상이 될 때까지 훈련하는데 아이들이 스펀지처럼 모든 걸 잘 흡수했고 훌륭하게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무대에는 10대 아역들부터 팔순을 맞은 박정자까지 다양한 연령대 배우 58명이 참여한다. 이 중 29명이 아역 배우다. 2017년에 이어 할머니 역으로 함께하는 박정자는 “무대를 보면 눈물이 나고 매일이 감동”이라면서 “리허설을 할 때마다 온도가 100도, 200도로 높아지는데 이 감동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8-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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