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박물관 ‘한 여름밤, 신들의 꿈’특별전
도깨비불.
그 많던 신들은 다 어디 갔을까. 이제는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사라져 버린 신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지난 17일 개막해 10월 11일까지 열리는 ‘한 여름밤, 신들의 꿈’은 디지털 문명을 만난 신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다. 박소은 화가가 민간신앙과 구비문학 등 민속 콘텐츠 안에 존재하던 신들의 얼굴을 그려 냈고, 박물관에서 최첨단 실감 연출로 신들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전시관 입구 쪽에 장승이 관람객들을 반긴다.
장승을 지나면 더 화려한 영상과 함께 산신이 기다린다. 산신은 마을의 안녕과 개인의 기복을 책임지는 마을의 최고 신으로서, 산신제는 마을에서 중요하게 올리는 제의였다. 호랑이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호랑이, 할아버지, 할머니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산신이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바로 옆에는 저승사자가 기다리고 있어 오싹함을 더한다.
호랑이로 나타난 산신.
전시 끝 부분에 가면 영상미의 진수가 기다리고 있다. 먼저 물의 신인 용이 비를 내리게 해 꽃이 피는 장면을 보게 되고, 마지막에 바다 풍경과 함께 도깨비불 영상을 만난다. 환상적인 두 장면은 관람객들에게 만화영화 한복판에 서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물의 신인 용이 나타난 모습.
2022-08-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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