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약속 못 지키는 아내…이혼 사유가 되나요?”

“금연 약속 못 지키는 아내…이혼 사유가 되나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2-09-19 13:20
수정 2022-09-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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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 금연을 해 달라고 요구했고 아내는 그러겠다고 했는데…” 

금연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아내에게 크게 실망해 자주 다퉜고 이혼 소송을 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단아하고 참한 아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사귀기로 하고 데이트를 하는데 아내에게서 담배 냄새가 났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내는 “담배를 피우기는 하지만 자주 피우는 건 아니고, 정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만 한두 대 정도 피운다”고 했고, A씨는 금연을 약속한 아내와 만난지 다섯달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A씨는 첫째 아이를 낳은 아내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게 됐다. A씨는 아이도 있으니 담배를 끊으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아내는 알았다고 대답했고 그후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산의 아픔을 겪었고 결국 둘째를 가지는 것을 포기한 아내는 다시 흡연을 시작했다.

흡연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A씨가 이혼 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민법 840조에 따라 배우자의 3년 이상의 생사불명 그 밖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A씨의 경우 ‘그 밖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흡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법조계에서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했을 때에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최지현 변호사는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해 “먼저 협의 이혼 의사를 물어보고 이혼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라며 “만약 사연자는 이혼을 원하는데, 아내는 이혼을 원치 않는 경우에는 재판상 이혼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고 조언했다.
서울시내에 있는 금연구역에 담배갑과 담배꽁초 등이 널부러져 있다.  서울신문 DB
서울시내에 있는 금연구역에 담배갑과 담배꽁초 등이 널부러져 있다.
서울신문 DB
태아 기형 여부로 갈등 증폭 사례물론 남편이 아내의 흡연 문제를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해서, 결국 이혼이 된 하급심 판결은 존재한다. 흡연 문제를 두고 혼인 기간 내내 다툼과 갈등이 있었고, 특히 자녀의 임신 중 기형 여부가 아내의 흡연 문제 때문이라고 다투면서 분쟁이 커지게 된 사례다.

태아가 기형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중절수술을 했는데, 아내가 중절 수술 이후 다시 흡연을 하기 시작했고,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혼 소송까지 가게 된 것이다. 이혼은 성사됐지만 남편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판결문은 ‘아내는 소송 중 부부상담을 받으면서도 남편과의 약속을 어기고 또다시 흡연을 하였고, 이에 남편이 크게 실망하여 관계 회복을 위한 의지를 상실한 것으로 보이며, 부부는 비록 같은 집에 거주하고는 있으나 대화 및 식사를 함께 하지 않는 등 서로를 외면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부부의 혼인관계는 이미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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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변호사는 “법원은 흡연 사실 그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된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부부가 혼인 전에 금연을 하기로 약속했던 것과 흡연 사실이 발각된 후에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갈등을 해결하거나 관계를 회복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민법 840조 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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