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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 “’화장’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수밖에 없었죠”

안성기 “’화장’에 에너지를 쏟아붓는 수밖에 없었죠”

입력 2015-03-19 08:53
업데이트 2015-03-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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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 작아도 존재감 있는 역 하고 싶어”

배우 안성기(63)는 평소 단편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했다.

”분량은 짧아도 기승전결과 메시지가 명확하기 때문에 연기할 때 감성과 느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안성기 서재의 한쪽에는 그가 한 권씩 사들인 이상문학상 전집이 있다. 2004년 이상문학상 대상작인 김훈의 ‘화장’도 그 중 하나다.

’화장’은 병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보살피던 중년의 남자가 젊은 여자에게 마음이 끌리면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이야기다.

’화장’에 매혹됐고 영화화하기를 바랐던 안성기는 제작사 명필름으로부터 주인공 오 상무로 영화에 출연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제가 나이는 이미 중년이 넘어갔지만, 몸과 마음은 중년 전이에요. (웃음) 중년이라는 상황과 그 심리를 다루는 영화를 할 수 있어서 반가웠죠.”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한 한옥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안성기는 막상 영화를 찍느라 고충이 만만치 않았음을 털어놓았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사실적이면서도 문학적인 느낌이 있는 작품이죠. 오 상무를 위해 따로 준비할 것은 없었어요. 그 분위기, 그 느낌을 유지한 채 에너지를 쏟아붓는 수밖에 없었죠. 그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으려 하다 보니 늘 현장에서도 억제되고 침잠돼 있었죠.”

특히 일상에 지친 오 상무가 연모하는 추은주(김규리 분)를 훔쳐보는 장면에 그는 꽤 공을 들인 모양이었다.

”추은주를 바라보는 오 상무를 카메라가 훔쳐보는 거잖아요. 일종의 관음이죠. 그때 오 상무 눈길은 먹잇감을 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보통의 사람들이 감추는 시선인 거죠. 정말 힘들었어요.”

안성기는 “그래도 촬영 후 모니터를 했더니 정말 좋다고들 해서 고무됐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시나리오는 더 노골적이었는데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가 덜되는 느낌이었다”면서 “완성본처럼 감정을 절제해서 깔끔하게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952년 새해 첫날 태어나 여섯 살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한 안성기는 지금까지 무려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안성기는 “올해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뜻대로 해야겠다”는 일종의 목표를 내놓았다.

”(출연작 중) 안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있어요. 빛이 안 난다는 작품들 말이죠. 그렇다고 제가 큰 역할을 해야겠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로 접었어요.”

안성기는 “비중이 작아도 존재감이 있는 역을 하고 싶다”면서 “아무리 출연 분량이 적어도 제 마음에 드는 역을 해야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후배 박중훈은 언젠가 안성기를 두고 “욕망과 에너지가 굉장한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안성기는 약간 부끄러운 얼굴로 “좋은 영화를 찍어서 관객이 크게 감동하게 하는 그 이상의 욕망이 있겠느냐”는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출연했던 영화가 흥행해서 정말 좋은 반응을 얻는 가운데 새 영화를 찍는 그때가 제일 배우로서 좋을 때에요. 그럴 때는 아주 황홀합니다. 요즘은 그런 게 너무 뜸하지만요. 하하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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