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 역사 흐름 바꾼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 역사 흐름 바꾼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입력 2014-04-07 00:00
업데이트 2014-04-0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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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 번역 발간

1962년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DDT 등 살충제 부작용 문제를 조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케네디 대통령은 “카슨 씨의 책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지금 그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답한다.

케네디 대통령이 언급한 ‘카슨 씨의 책’은 그해 출간된 ‘침묵의 봄’이었다. 카슨 씨는 ‘환경운동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1907~1964)이다.

’침묵의 봄’은 DDT가 초래한 치명적인 결과를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환경 운동 역사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 책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케네디 대통령의 언급처럼 정부의 태도 변화를 극적으로 이끌어 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환경 관련 운동은 ‘보존주의’ 중심이었다.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로 시혜를 베풀듯 다른 종을 보호한다는 개념이다.

’침묵의 봄’ 이후 ‘환경주의’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환경주의’는 ‘보존주의’보다 더욱 논쟁적인 개념으로 인간 역시 자연이라는 생명 공동체의 일부라고 역설한다.

’침묵의 봄’ 출간 50주년을 맞아 윌리엄 사우더 작가가 2012년에 쓴 전기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가 최근 국내 발간됐다. 올해는 카슨의 50주기라는 의미도 있다.

카슨 전기는 2004년에도 국내에 발간된 바 있다. 1997년 린다 리어가 쓴 ‘레이첼 카슨 평전’이다.

리어의 전기는 카슨의 출생부터 사망까지 촘촘하게 연대기적으로 기술했다. 사우더의 전기보다 양이 두 배나 많다.

반면 사우더는 대담한 생략과 집중을 통해 이슈 중심으로 굵직하게 엮었다. 시간의 흐름 대신 ‘보존주의 시대를 살면서 환경주의를 잉태한 삶’이라는 잣대를 내세웠다.

옮긴이 김홍옥 씨는 “리어의 평전에서는 카슨의 삶을 성취와 슬픔과 고뇌를 통해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사우더의 평전에서는 그녀가 우리 인류에 준 유산과 교훈을 다시금 오늘날의 시각으로 되새겨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서 카슨의 바다 3부작 가운데 마지막 책 ‘바다의 가장자리’와 사우더의 평전도 번역했다.

책은 시적인 글쓰기로 독자를 감동시킨 카슨의 삶을 입체적으로 살펴봤다. 수줍은 성격이지만 자기 일에서만큼은 열정적이며, 자신을 반긴 문단보다는 자연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꼈다는 점 등을 전한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과학자의 길로 들어선 대학 시절, 전업 작가가 된 계기, 나치 독일을 흠모한 작가 헨리 윌리엄슨을 추앙한 사연 등 카슨 인생의 전환점을 짚어나간다.

특히 책은 ‘침묵의 봄’의 탄생과 그 책이 지닌 오늘날 의미를 추적하는데 분량의 절반가량을 통째로 할애했다.

사우더는 미국의 대기오염방지법(1963년), 수질오염방지법(1972년), 멸종위기종보호법(1973년) 제정, 1970년 ‘지구의 날’ 행사 개최 등 여러 결실을 전하며 “환경운동을 시작하고 그 운동이 마침내 홀로 서도록 이끈 것은 모두 카슨의 공”이라고 평가했다.

에코리브르. 632쪽. 3만5천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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