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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분수 물개상 출생비밀 밝혀졌다

덕수궁 분수 물개상 출생비밀 밝혀졌다

입력 2010-07-27 00:00
업데이트 2010-07-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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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의 처소 겸 집무실이었던 덕수궁 석조전의 원형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석조전 앞 분수의 물개 조각상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줄 단서가 발견됐다. 석조전 분수는 1938년 일제가 석조전 서쪽에 이왕가미술관(현 덕수궁미술관)을 만들 때 조성한 서양식 분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래 공개된 1920~30년대 사진자료에 지금과 다른 형태의 서양식 분수가 이미 존재했고, 물개가 아닌 거북 조각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각상 교체 배경과 의도 등에 대해 의혹이 제기돼 왔다. 물개 조각상을 누가, 언제 제작했는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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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석조전 분수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사진들. 1933년 ‘이왕가 덕수궁 진열일본미술도록’ 1집에 실린 사진에는 분수에 단이 있고, 정중앙에 거북 석상과 사방에 동물 형상의 조각이 놓여 있다 (위). 1941년 7집에 실린 사진에는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분수를 볼 수 있다. 분수대 받침대에는 거북 석상이 남아 있다(가운데). 현재의 분수대 모습.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덕수궁 석조전 분수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사진들. 1933년 ‘이왕가 덕수궁 진열일본미술도록’ 1집에 실린 사진에는 분수에 단이 있고, 정중앙에 거북 석상과 사방에 동물 형상의 조각이 놓여 있다 (위). 1941년 7집에 실린 사진에는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분수를 볼 수 있다. 분수대 받침대에는 거북 석상이 남아 있다(가운데). 현재의 분수대 모습.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재미 큐레이터 선승혜(40·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한국·일본미술 담당)씨는 26일 석조전 분수의 물개 조각상은 1937년 제6회 조선미술전람회 조각공예부문 심사위원이었던 일본 도쿄미술학교 쓰다 시노부 교수가 디자인했으며, 1940년 1~8월 사이에 설치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선씨는 논문 ‘한국 근대의 양식(洋式)취미-석조전 정원과 쓰다 시노부의 분수조각’에서 이왕직(일제 강점기 조선의 왕족을 관리하던 직제)이 분수를 개·보수하면서 쓰다 교수에게 새 조각상을 의뢰한 공문을 입수해 공개했다. 1938년 7월16일 작성된 공문은 분수 디자인의 사진과 크기를 보내면 오사카 주조소에 제작을 의뢰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공문에는 어떤 의도로 조각상을 의뢰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정종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거북은 왕의 도장인 어새의 손잡이에 조각되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왕의 권위를 상징한다.”면서 “거북 조각을 물개 조각으로 대체한 것이 의도적인 것인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결과적으로 조선 왕조를 부인하고 권위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0-07-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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