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한국 근대를 열다

벽돌, 한국 근대를 열다

입력 2010-04-27 00:00
수정 2010-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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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클레이아크 미술관 기획전

주로 나무로 집을 지어 살던 한국인들이 벽돌집을 짓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서양 문물이 도입되면서부터였다. 물론 조선의 남한산성과 수원 화성에도 벽돌이 일부 쓰이긴 했다. 하지만 무덤, 탑, 성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건물에 벽돌이 쓰이면서 한국의 근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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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공장 번사창(서울시 유형문화재 제51호)
무기공장 번사창(서울시 유형문화재 제51호)


지난 24일 시작된 경남 김해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의 ‘벽돌, 한국 근대를 열다’ 전시를 다녀왔다. 김해미술관은 김해시가 전액 출자한 예술법인 김해문화재단에서 세운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이다.

1970~80년대 다세대주택이 한창 지어질 무렵, 붉은 벽돌은 흔하고 싼 건축재료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콘크리트, 철재, 유리 등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싸고 잘 부서지는 벽돌은 다루기 어려운 재료가 되고 말았다.

‘벽돌, 한국’전은 인류가 만든 최초의 건축재료인 벽돌의 탄생부터 1880~1945년 지어진 아름다운 벽돌 건물과 벽돌의 현대적 가능성 등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벽돌 건축물은 지금의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안에 있는 무기공장 번사창(서울시 유형문화재 제51호)이다. 검은색 벽돌로 벽체를 쌓고 붉은 벽돌로 띠를 두른 다음 검은 기와지붕을 올렸다.

근대 교육의 효시인 배재학당, 신여성 교육기관인 부산진 일신여학교, 영국대사관저, 덕수궁 내 정관헌 등도 한국 근대를 상징하는 벽돌 건축물이다.

당시 지어진 근대 벽돌 건축 가운데 백미로는 명동성당이 꼽힌다. 프랑스인 코스트 신부는 중국에서 벽돌공, 미장이, 목수를 초빙하여 20여종의 벽돌을 쌓아 명동성당을 완성했다. 1970년대와 80년대 두 차례 크게 보수작업을 거친 명동성당 벽돌 건축미가 김해미술관 중앙홀에 재현됐다.

벽돌로 새롭게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브릭 아이 브릭 시티’란 벽돌 미술작품을 설치한 건축가 우대성씨는 “벽돌은 자연친화적인 건축 소재로 방온, 방습, 냄새 제거 효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벽돌, 한국’전은 근대 건축물 보존운동을 펴는 건축가들의 조직 도코모모 코리아(한국근대건축보존회)와 클레이아크 미술관이 함께 기획했다. 미술관에는 산업용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마도 있다.

전시는 8월15일까지다. 전시기간에 관람객들은 미술관 가마에서 직접 구운 벽돌로 집을 짓고, 번사창 종이모형을 완성해 보는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055)340-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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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4-2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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