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도전은 원하는 환경을 찾아가는 것”

“배우의 도전은 원하는 환경을 찾아가는 것”

입력 2009-08-03 00:00
수정 2009-08-0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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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최대극단 ‘도호’ 뮤지컬 첫 주연 맡은 한국인 김지현씨

│도쿄 박홍기특파원│13년간 일본 뮤지컬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지현(36)씨는 당찼다. 오는 7일 공연을 시작하는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회사인 도호(東寶) 제작의 뮤지컬 ‘블러드 브러더스’에서 극 전체의 흐름을 이끄는 존스턴 부인역을 맡았다. 도호에서의 첫 출연작이자 첫 주연이다. 도호의 뮤지컬 무대에 서는 것은 일본 배우들에게도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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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할 때마다 언어한계 불안감 앞서”


지난 2월 작품이 결정된 뒤 2개월 전부터 리허설에 들어갔다. 요즘 아침 10시부터 밤 9시까지 연습한다. 도쿄 신주쿠 무라에 위치한 공연 연습장에서 만난 김씨는 연습 도중에 시간을 낸 탓에 헤드 마이크에다 존스턴 부인 복장을 하고 있었다. ‘블러드 브러더스’는 가난한 집안의 자식으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면서 겪는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이다.

“작품을 대할 때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의 한계에 불안감이 앞섭니다.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해야 감정이입이 되잖아요. 그러나 따뜻하게 맞아주는 주위, 관객들의 사랑이 있기에 자신이 생깁니다. 책임과 함께 게을리할 수 없는 이유죠.”

●‘캣츠’ 그리자벨라역만 700회

김씨의 일본 진출은 ‘우연’이었다. 1997년 어학연수를 왔던 상황에서 모교인 서울예술대학 김효경 교수의 권유로 뮤지컬 전문 극단 시키(四季)의 오디션에 참가, 합격하면서부터다. 800여명의 단원 가운데 한국인으로서 첫 단원이 됐다. “극단 시키에서의 생활은 호된 훈련과 함께 일본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특히 제 목소리와 연기력을 인정해주고 키워줬으니까요.”

극단 시키의 뮤지컬 ‘캣츠’에서 그리자벨라역으로 700회, ‘라이언 킹’의 주술사 라피키역으로 800회나 무대에 섰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는 마리아역을 맡았다. 김씨는 “라이언 킹의 주술사 라피키역에 캐스팅됐을 때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만둬야 하나.”라고 할 정도였다. 라피키역은 관록이 붙은 50대 배우들이 도맡아 왔던 터다. “배우는 환경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원하는 환경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 속에서 색깔과 냄새, 모습 등을 체득할 수 있으니까요.” 후배들에게 건네는 김씨의 ‘도전론’이다. 김씨는 이미 내년 1월 막이 오를 도호의 다음 작품인 ‘거미 여인의 키스’의 주인공으로도 결정됐다.

hkpark@seoul.co.kr
2009-08-0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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