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와 세 할머니의 유쾌한 에피소드

한 소녀와 세 할머니의 유쾌한 에피소드

황수정 기자
입력 2008-07-04 00:00
수정 2008-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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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빌라 미녀 사총사/유영소 지음

‘행복빌라 미녀 사총사’(유영소 지음, 김중석 그림, 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참신한 캐릭터로 신선도에서 점수를 챙기고 보는 창작동화다. 으레 동화 속 할머니의 역할이란 몇몇으로 좁혀져 있게 마련. 죽음의 철학적 의미를 성찰하게 하거나, 결손가정을 배경으로 한 성장동화를 떠받치는 주변적 인물로 그려지는 게 고작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아예 할머니들이 이야기의 기둥이다. 직장 다니는 딸을 대신해 손녀딸을 봐주는 할머니와 그 이웃 할머니들이 엮는 유쾌한 에피소드에 책장이 술술 잘도 넘어간다.

주인공 지현이는 학교가 끝나면 늘 할머니댁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할머니와 위아래층에 사는 할머니들도 언제부턴가 지현이 친구가 됐다. 아래층 할머니의 별명은 ‘뻐꾸기’, 위층 할머니는 ‘팝콘’. 할머니들과 어울려 지내는 지현이는 날마다 즐겁다. 발 냄새처럼 고약한 냄새를 풍겨대는 청국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할머니들 덕분이다.

이젠 지현이도 할머니들에게 좋은 동무가 돼주고 싶다. 혼자 외롭게 사시는 뻐꾸기 할머니의 생신날. 미국의 아들에게서 전화 한 통 없어 쓸쓸히 눈물을 훔치는 뻐꾸기 할머니를 위해 멋진 파티를 준비해 드린다. 지현이의 ‘마음의 키’도 쑥쑥 커나간다.

지극히 현실적인 소재로 운을 뗀 동화는 그러나 갈피갈피에 판타지의 양념을 듬뿍 뿌려 놓는다. 마법사의 양탄자가 불쑥 등장해 아이들 눈을 동그랗게 만들기도 하는, 아이디어가 푸짐한 책이다. 초등저학년.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8-07-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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