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의 계절 가을.‘잘가요’‘가만히 눈을 감고’ 등으로 익숙한 목소리의 주인공 가수 정재욱(31)이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낸 싱글 앨범의 타이틀곡은 간결하고 담백한 후렴구가 인상적인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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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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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기존의 내지르는 창법을 바꿔서 목소리에 최대한 힘을 빼고 절제해서 ‘살살’ 불렀어요. 이전보다 폭넓고 부드러운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가수의 꿈을 품고 대구에서 무작정 상경한 지 올해로 10년째. 그간 몇곡의 히트곡도 있었지만, 그의 가수생활은 험난하기만 했다.
“연습생 시절 사이비 매니저에게 사기 당하고, 갈월동 쪽방에서 하루 10시간씩 연습한 음반 타이틀곡은 다른 가수에게 넘어가고, 어렵게 히트한 앨범의 수익금은 회사 대표가 횡령해 구속되는 불운의 연속이었죠. 강산이 한번 변하는 세월만큼 고생하다보니 이젠 어떤 상황이든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오랜 공백을 깨고 올초 재즈힙합 ‘소리쳐봐’로 재기에 성공한 현진영이 프로듀서를 맡았다는 점이다. 정통 발라드와 힙합가수의 만남이라는 자체가 이채롭다.
“이번에 현진영씨와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됐는데, 진영이형 나름의 깊이가 느껴지는 의미있는 작업이었어요.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도 잘 끄집어내 주셨고. 서로의 음악적 장단점을 잘 절충한 앨범 같아요.” 조성모의 노래 선생님으로도 유명한 정재욱의 매력은 무엇보다 한국적 발라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색을 지녔다는 데 있다.
“목소리도 외모도 밋밋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죠. 그동안 주로 슬픈 느낌의 메이저 발라드 곡들을 자주 불러왔는데, 결혼식장에서 축가로 ‘사랑의 서약’을 부르거나 곡에 아무리 발랄한 가사를 붙여봐도 제가 하면 왠지 모르게 구슬프게 들린데요.” 그동안 이름보다 노래가 더 유명한 가수 1순위에 꼽혔지만, 앞으로는 각종 TV 쇼, 음악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이라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처음으로 싱글 앨범도 냈고, 새로운 곳에서 둥지도 틀었으니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해야죠. 저도 이번엔 ‘얼굴없는 가수’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7-11-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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