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위조로 비롯된 신정아씨 파문이 권력형 스캔들로 비화되면서 미술계는 모처럼 맞은 호황이 사그라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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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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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
특히 청와대의 미술작품 구입 예산 확대나 정치인들의 전시장 방문이 신정아씨 사건과 더불어 부정적으로 보도되면서 우려를 더해가고 있다.
청와대가 2004년부터 구입했다고 공개한 미술품 내역을 보면 민중미술 계열 작가들의 작품 숫자가 유독 많다. 청와대가 2005년 고 제정구 의원 기념사업회로부터 구입한 임옥상,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산 민정기,2004년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기금마련전에서 구입한 강요배 등은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가들이다.
강요배가 전속으로 있는 화랑인 학고재측은 민미협에서 기금마련전을 할 때 작품을 대여했고 이를 청와대에서 구입했다고 밝혔다.
작품 대금의 40%는 작가에게, 나머지 60%는 민미협에 보냈다는 것.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미술에 조예가 깊은 이해찬 전 총리도 더 이상 전시장에 안 올 것 같다.”며 정치인들의 미술품 애호가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이 전 총리는 민중미술 작가들이 전시를 하면 자주 찾아 200만원 내외의 작품을 주로 샀고, 나중에 후원회에서 기금마련 전시회도 열곤 했다.”고 귀띔했다.
출판사와 화랑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우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저서를 출판한 인연 때문에 오히려 조심했다.”면서 “청와대가 대여만 하지 말고 작품을 직접 구입하라고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작품은 한 점도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미술투자클럽’에서는 17일 현재 1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신정아 사건이 9월 미술경매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답이 55%를 차지했다.
미술계는 사건의 본질이 파헤쳐져야지 그림을 구입하는 것이 무조건 매도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그동안 미술 작품이 부유층의 ‘세금없는 재산축재’ 수단이나 정치인에게 주는 뇌물로 사용된 전례가 없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이 미술계 자정과 검증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7-09-1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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