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민중가요 리메이크 ‘비욘드 노스탤지어’ 발표

안치환, 민중가요 리메이크 ‘비욘드 노스탤지어’ 발표

홍지민 기자
입력 2006-04-18 00:00
수정 2006-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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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달라졌다/저항은 영원히 우리들의 몫인 줄 알았는데/이제는 가진 자들이 저항을 하고 있다/세상이 많이 달라져서/저항은 어떤 이들에겐 밥이 되었고/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되었지만/우리 같은 얼간이들은 저항마저 빼앗겼다(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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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
안치환
정희성 시인의 ‘세상이 달라졌다’라는 시다. 안치환이 가장 최근에 노래로 옮긴 작품. 겨울이 오기 전 나올 9집에 실릴 예정이다. 우울하기보다는 희망적이고 밝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그래도 시구에서 드러나듯 언제나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선연하다.

민중가요가 낳은 최고의 스타였던 그는 한때 ‘내가 만일’,‘사랑하게 되면’ 등 연가가 인기를 끌며 ‘변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런 지적은 앨범 전체를 들어보지 않았던 탓일 수도 있다. 말랑말랑한 것보다는 사회에 대해 날 선 노래를 듬뿍 담았으니까. 미국을 직설적으로 꾸짖던 8집 ‘외침’이 특히 그랬다. 시대를 안고 가면 대중은 불편해진다고 그가 말했던 것처럼 이 앨범은 상업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중을 자꾸 건드리고 깨어나게 하는 것이 한 시대를 살아가는 뮤지션의 자세라 되뇐다. 저항의 상징이던 대학문화가 대중문화인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 세상은 변해 대중문화가 대학문화가 됐다. 이 때 노래운동이 가야할 길은 듣는 이가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철학을 갖게 하고 정서적으로도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마음가짐 때문인지 그는 무슨 말이 들려와도 묵묵히 노래의 길을 걷는다. 누구도 가라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봄 언저리에 참꽃과 같은 앨범 ‘비욘드 노스탤지어’를 내놨다.97년 구전 민중가요를 담았던 ‘노스탤지어’의 후속편이다. 또 리메이크 앨범이네. 이런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렇게 말했다. 소중한 노래가 상업적인 시각으로 비쳐지는 것이 무척 싫었다고. 때문에 이런 작업을 또 다시 하게 될지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다.

언젠가 대학 선·후배들과 만나 술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한 선배가 ´희망가´를 불렀다.80년대 젊은 목마름을 달래주던 노래였다. 안치환은 문득 깨달았다. 음반으로 만들어지지 않아 들을 수 없었던 훌륭한 노래가, 그래서 기록해야 할 노래가 아직도 많다는 것을.‘해방가’‘농민가´ ‘희망가´ 등 스물한 곡을 담은 ‘비욘드 노스탤지어’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대부분 ‘임을 위한 행진곡’ 이전 노래들이지만 지금 들어도 낡아 보이지 않고 서정성이 뛰어나다. 단맛이 빠지면 뱉는 요즘 음악과는 다르다.

앨범 제목에 ‘넘어(비욘드)’를 넣은 것은 이 노래들을 멈춰버린 시간 속에 박제된 기억이나 향수로 남겨놔서는 안된다는 의미. 민중가요 자체로도 그렇다. 주변에는 민중가요하면 투쟁가로만 생각해 감성의 문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안치환은 이를 ‘넘어서고´ 싶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오르는 무대는 이를 위한 실험 공간이다. 오는 27일부터 4일 동안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콘서트‘안치환이 다시 부르는 우리들의 노래’도 처음에는 느낌이 엇갈릴 수 있다. 앙코르 노래가 나올 때쯤이면 서운한 마음은 사라질 것이다. 바로 안치환이 만들어 가는 무대이기 때문이다.(02)3272∼2334.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6-04-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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