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개발독재시대 발전이 진정한 발전인가”

“식민·개발독재시대 발전이 진정한 발전인가”

조태성 기자
입력 2005-10-27 00:00
수정 2005-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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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파시즘 찬양은 처벌받는데, 한국에서 박정희 찬양은 활개친다.”

‘청와대’ 꼬리표를 떼서일까. 경북대 이정우 교수가 ‘박정희 향수’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26일 서울YWCA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을 위한 3대 논쟁’ 토론회에서였다.

이 교수는 미국의 경제사학자 윌리엄 포겔과 인도 출신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을 소개하는 것으로 ‘박정희’ 평가에 대해 운을 뗐다. 포겔은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 남북전쟁 이전 남부 흑인노예들이 북부 노동자 못지않게 잘 살았다는 식의 연구결과를 내놔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학자.‘식민지시대가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주장하는 서울대 이영훈 교수가 금기에 도전한 과학적 실증주의자의 표본으로 자주 언급하는 학자다.

그러나 이정우 교수는 아마르티아 센의 반박을 제시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센은 ‘자유로서의 발전’이라는 책을 통해 자유의 신장에 기여하는 발전이 진정한 발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센이 제시한 5가지 자유 가운데 첫번째가 바로 정치적 자유”라면서 “노예가 제아무리 밥 잘 먹고 오래 살았다고 해도 노예의 삶을 긍정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런 맥락에서 이 교수는 “30년대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박정희를 긍정한다.”면서 “그러나 식민시기·개발독재시기의 발전이 진정한 의미에서 발전이라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이 교수는 74년 2차 인혁당 사건 당시 반대운동을 펼치다 강제출국당한 조지 오글 목사의 증언과 노벨평화상 수상단체 아메리카프렌즈봉사단(AFSC)이 실시한 70년대 청계천 평화시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비참한 생활을 언급했다.

동시에 독재와 성장 사이에는 선택적 친화성이 있다는 ‘뉴라이트’ 진영의 주장과 같은 고정관념에 대해서도 뉴욕대 애덤 쉐보르스키 교수, 하버드대 데니 로드릭 교수 등이 경제와 민주주의간의 관계에 대해 최근 내놓은 국제비교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전면적으로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런 논의 끝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정희가 경제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놓고 “도대체 다른 나라에서도 민족반역, 동지 배신, 독재, 부도덕으로 점철된 인생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나라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5-10-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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