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출신 변호사 수임사건 해부

대법관출신 변호사 수임사건 해부

조태성 기자
입력 2005-07-19 00:00
수정 2005-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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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개혁을 거론할 때 빠뜨릴 수 없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대법원의 개혁이다.

최근 들어 헌법재판소가 떴다지만 그건 국가적이고 정치적인 크나큰 이슈에 한정된다. 실제 국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판결은 여전히 대법원이 내린다. 권위있는 최종심인데다 하급심 판례에 대해 지배적인 구속력까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대법원이 그동안 인권에 충실했던가라고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렵다.

19일 오후 11시5분 방영되는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바로 이 문제를 건드린다. 제목도 ‘대법원, 인권의 보루인가?’다.

우선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대법원 사건을 주로 맡는다는 것이다.‘급’이 급이다 보니 변호사도 급이 맞아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전관예우인가라는 문제를 두고 이미 몇 차례나 문제제기가 있었다. 한겨레신문은 2003년 8월 그런 취지의 기사를 냈다. 의뢰인이 꼭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고 하면 반드시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이름을 넣는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 대해 대법원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는 반론까지 실려 있다.

그러나 PD수첩에 따르면 얘기는 다르다. 대법관 출신 변호사 13명이 수임한 3741건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퇴임 직후 2년 동안 1821건을 수임했고 그 가운데 1256건(69%)이 대법원 사건이었다. 어떤 변호사는 그 수치가 93%까지 올라갔다. 요즘은 그 기간이 많이 줄었다지만 법조계에서 전관예우는 보통 2년을 기준으로 잡는다.

내용을 따지고 들면 의문부호가 하나 더 늘어난다. 이들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맡은 형사사건 가운데 특가법과 특경법, 선거법에 대한 변호 비율이 46.5%에 이른다. 또 노동 관련 사건을 분석해 보면 해고무효 소송 20건 가운데 해고자측 편을 든 것은 단 1건, 임금 소송 53건 가운데서는 6건, 퇴직금 소송 18건 가운데서는 3건에 불과했다. 노동 관련 사건의 90%를 사측을 위해 변호한 것이다. 물론 대법관 출신답게 뛰어난 법률적 지식으로 승소 여부를 미리 판단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PD수첩은 여기서 재력과 권력을 갖춘, 거물급 반사회적 범죄자만 변호한 게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앞으로 바람직한 대법원의 모습까지 다룬다.PD수첩은 법률포털 로마켓을 통해 3741건의 수임건수를 입수했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실과 공동으로 자료를 분석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5-07-19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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