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이영표특파원|일순간 관객의 배꼽을 잡아빼는 코믹 연기는 물론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로도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할리우드 최고의 재간둥이 벤 스틸러(40).
그가 장편 애니메이션의 목소리 연기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무한 재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드림웍스 스튜디오에서 극중 사자 알렉스의… 드림웍스 스튜디오에서 극중 사자 알렉스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는 배우 벤 스틸러.
드림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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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 스튜디오에서 극중 사자 알렉스의…
드림웍스 스튜디오에서 극중 사자 알렉스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는 배우 벤 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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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스틸러는 오는 7월14일 국내 개봉(미국 5월27일)하는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Madagascar)’에서 주인공 사자 알렉스 역을 맡아 목소리를 연기했다.‘마다가스카’는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비드 시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스미스)가 우연한 운송 사고로 아프리카 야생섬 ‘마다가스카’에 정박한 뒤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작품.
지난 5일부터 이틀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프레스 정킷에서 그를 만났다. 할리우드 스타답지 않은 수수한 옷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차분하고도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하면서도 코믹 연기의 달인답게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완전히 다른 과정이더라고요. 상대 배우 없이 혼자 녹음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 처음엔 생소했죠. 나중에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의 실제 비주얼을 보게 되면서 내 연기와 캐릭터가 함께 융화돼 가는 것을 알게 됐어요.”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가 실제 연기에 견줘 그리 녹록지 않았다며 미소짓는다.
‘마다가스카’는 ‘샤크’ 등 드림웍스의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영화 캐릭터 자체를 살리기 위해 배우 고유의 이미지를 조금은 억누른 느낌을 준다.‘벤 스틸러표 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톡한 이미지로 승부해 온 그로서 불만은 없었을까.“별다른 불만은 없었어요.3년여의 긴 과정이었고, 처음엔 이 작업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게 연기하려 노력했죠.”
7월 국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 7월 국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한 장면.
드림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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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국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
7월 국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한 장면.
드림웍스 제공
그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평소 관심이 작품의 출연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에 참여하고픈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지난 2001년쯤 드림웍스의 수장 카젠버그가 출연 섭외차 ‘슈렉’이 제작되던 스튜디오에 초대를 하면서 자연스레 응하게 됐다는 것. 특히 그는 “작품속 캐릭터들이 토박이 뉴요커인데, 내가 바로 토박이 뉴요커”라면서 “그 부분이 나를 캐스팅한 주요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미트 페어런츠’ 등에서 보듯 영화 속에서 항상 벤 스틸러는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다.“그 재능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라고 묻자 쑥스러운 웃음을 내보인다.“그런 칭찬해 줘서 고맙지만, 한번도 내 자신을 웃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지금 모습처럼 난 매우 심각하고 진지한 사람이죠.‘Funny’한 부분은 내가 가진 성격의 여러 측면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사실 그는 본능적으로 코믹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피구의 제왕’과 같은 작품 속에서 보듯 굉장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연기자다. 그러나 그는 이런 평가에 손사래부터 쳤다.“영화속 맥락 안에서 캐릭터의 어떤 점이 웃기는지 발견하려고 애쓰면서 그냥 연기를 즐기죠. 그 에너지가 연기에 반영돼 표출된다고 생각해요.”
할리우드에서 그와 비슷한 이미지로 어필하는 배우 애덤 샌들러의 경우는 최근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그에게 “이미지 변신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여지껏 조근조근하던 그의 목소리가 올라간다.“다른 역할을 할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어요. 적합한 역할과 감독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죠. 예전에도 약간 다른 이미지의 역할을 한 적이 있고, 최근에는 브로드웨이에서 인종 차별을 다룬 연극에도 출연했어요.”
배우, 감독, 작가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어렸을 때부터 꿈으로 간직해 온 감독이란 직업이 가장 애착이 간다는 그는 이 작품이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저로서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이번이 처음이에요. 딸아이를 가진 한 아버지의 입장에서 가족 특히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작품을 했다는 것이 만족스러워요.”
인터뷰를 마치며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어깨를 들썩이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한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학교에서 배우거나 뉴스에서 본 것이 전부란다.
“영화 홍보차 한국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꼭 한번 한국을 방문해 한국 문화도 배우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해요. 한국 관객들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tomcat@seoul.co.kr
2005-05-13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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