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미녀’ 어떤 영화

‘얼굴없는 미녀’ 어떤 영화

입력 2004-08-06 00:00
수정 2004-08-0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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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공간은 불가사의하다.오래된 기억의 퍼즐을 맞추듯 글을 쓰는 지수(김혜수)의 팬터지로부터 시작하는 영화 ‘얼굴없는 미녀’(제작 아이필름·6일 개봉)는 시종일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든다.도대체 무엇이 이 여자를 광기로 몰아 넣었을까.

궁금하던 찰나,정신과 의사 석원(김태우)이 등장한다.이 남자도 도통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그의 병원은 미니멀리즘 조각작품처럼 차갑고,우연히 재회한 지수와의 관계에는 묘한 기류가 흐른다.

영화가 내러티브를 풀어가는 방식은 보통의 상업영화와는 많이 다르다.하나씩 드러나는 지수와 석원의 과거,그로부터 각인된 정신적 상흔 등 별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지만 영화는 오로지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내용을 변주한다.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한 영화지만,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현대인을 겨냥한 의도된 모호함이다.

주류영화계에 새로운 형식의 영화가 나온 것은 반갑지만,지나친 형식주의는 관객의 소통과 몰입을 방해할 듯.또 등장인물의 기이한 행동을 설명하는 동기인 과거의 상처도 비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부유하는 이미지로만 다가오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렵다.현대인의 사랑과 상처라는 ‘감성’을,치밀한 ‘이성’으로 계산된 화면을 통해 표현해 부조화가 느껴지는 것.하지만 상업영화로 투자를 받아 이렇게 비상업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도 김인식 감독의 능력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4-08-06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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