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책]세개의 황금열쇠/피터 시스 글·그림

[이주일의 어린이책]세개의 황금열쇠/피터 시스 글·그림

입력 2004-07-03 00:00
수정 200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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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취학전 아동들이나 보는 것이란 선입견 때문일까.이 책에는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하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어른이 보는 그림책’이 더 맞다는 생각이 든다.그만큼 환상적인 분위기의 그림과 한쪽에 겨우 두세 줄에 불과한 시적인 글 모두가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피터 시스가 쓴 이 책은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대한 지은이의 애틋한 향수가 곳곳에 배어 있다.열기구를 타고 바람에 실려 고향에 돌아온 주인공은 기억을 더듬어 옛 집을 찾아가지만 대문에는 자물쇠 세개가 굳게 잠겨 있다.그때 옛날에 기르던 고양이가 눈앞에 나타나고,주인공은 고양이의 안내를 받아 추억이 깃든 장소들을 하나하나 순례한다.세개의 열쇠를 모두 찾은 주인공은 마침내 대문을 열고,어렴풋하게만 느끼던 고향의 추억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건져올린다.살바도르 달리를 연상케 하는 비현실적인 그림들은 몽롱하면서 나른한 과거로의 여행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이 책은 냉전이 종식되기 전,미국으로 망명한 피터 시스가 딸 매들린에게 조국 체코의 문화와 모습을 보여주고픈 마음에서 펴냈다.아이와 부모가 함께 한장한장 책갈피를 넘기면서 그림 속에 숨은 다양한 의미를 찾아 상상의 나래를 펴기에 딱 좋은 책이다.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4-07-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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