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먹고 싶다/유승준 지음

사랑을 먹고 싶다/유승준 지음

입력 2004-07-03 00:00
수정 200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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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 예견한 것처럼 알약 한 알이면 인간의 식욕이 말끔히 해결되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그런 세상이 과연 멋질까.요리와 문학의 랑데부를 꿈꾸는 책쟁이 유승준(40·청림출판 편집주간)은 최근 펴낸 책 ‘사랑을 먹고 싶다’(도서출판 작가정신)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그리고 단언한다.그런 세상은 필경 아무런 즐거움도 살맛도 재미도 없는,정지된 흑백영화 화면처럼 무미건조하고 비인간적인 세상일 것이라고.

‘사랑을 먹고 싶다’는 문학작품 속의 요리 혹은 먹는 행위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반추해 보는 흥미로운 책이다.“흰 나방이 날갯짓하는 저녁 만찬을 나누며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우주’에서 결코 다시 오지 않을 사랑에 빠져버린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로버트 제임스 윌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하나의 잘 차려진 식탁이 어떻게 환상적인 로맨스와 엮여질 수 있는가를 금세 알 수 있다.요리는 무엇보다 튼튼한 사랑의 파이프 라인이다.

한국의 여성작가들이 요리에서 캐내는 인생의 의미도 제법 그럴듯하다.“인생은 비빔밥이 아니라 오래 끓여낸 뱀장어 스튜”(권지예 ‘뱀장어 스튜’)라고 하는가 하면 “인생이란 잘못 만들어진 빵과 같은 것”(조경란 ‘식빵 굽는 시간’)이라고도 말한다.

나와 남의 관계,인간 존재의 소중함 등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 ‘소설견문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다.저자는 단순한 작품해설에 그치지 않고 11명의 국내 작가들을 직접 인터뷰해 문학과 요리,인생에 대한 진지한 단상까지 담았다.8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4-07-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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