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잘못 놀린 숀 펜

펜 잘못 놀린 숀 펜

박상숙 기자
박상숙 기자
입력 2016-01-11 22:48
수정 2016-01-1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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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은 평범한 남자” 옹호 인터뷰 써 구설수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을 인터뷰해 그가 다시 검거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영화배우 숀 펜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구스만 체포 이튿날인 9일(현지시간) 미 대중잡지 ‘롤링스톤’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펜이 보인 온정적 태도와 부적절한 질문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범죄자를 옹호한다는 윤리적 비난과 함께 인터뷰의 적법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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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펜 AFP 연합뉴스
숀 펜
AFP 연합뉴스
펜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인터뷰에서 구스만을 ‘평범한 남자, 아버지’로 묘사하고 “가족을 대하는 그를 보면서 그가 완전한 악당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더 나아가 “우리, 미국인이 우리가 악마로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은 없는가. 불법 마약을 끊임없이 갈구한 결과로 초래된” 부패와 살인에 책임이 있다며 희대의 마약범을 옹호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한 방송에 나와 “그처럼 범죄자들의 비위를 맞춰 주는 건 매우 역겨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백악관도 인터뷰 내용에 대해 “미쳤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연기력을 갖춘 펜은 사회·정치 참여에 대한 열의가 높고 자신의 주장을 언론 기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권의 맹렬한 비판자로 당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지면을 사면서까지 비판 글을 실었다. 2008년엔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인터뷰해 네이션과 허핑턴포스트에 기고하기도 했다.

이번 그의 ‘저널리즘 외도’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마티 배런은 트위터에 멕시코 언론인들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마약범을 다루는 ‘진짜 기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되새겨 볼 기회”라고 썼다. 뉴욕포스트는 구스만과 펜이 악수하는 사진에 “엘 차포(El chapo)가 엘 저코(El jerko)를 만나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엘 차포는 키가 작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구스만을 가리키는데 이에 빗대 ‘얼간이’(jerk)라고 펜을 조롱한 것이다. NBC방송의 한 기자는 “다음 인터뷰 상대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IS 지도자)냐”고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펜이 미국과 멕시코에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멕시코 사법 당국은 인터뷰 현장에 있던 펜을 비롯해 할리우드 관계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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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6-01-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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