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냐 친중파냐…WTO 총장 선거 딜레마에 빠진 일본

유명희냐 친중파냐…WTO 총장 선거 딜레마에 빠진 일본

입력 2020-10-10 12:30
수정 2020-10-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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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한국, 반기문 UN사무총장 될 때처럼 훌륭하게 추진”

WTO 수장 선거 최종결선에 오른 유명희·오콘조-이웰라
WTO 수장 선거 최종결선에 오른 유명희·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외무장관이 지난 7월 15~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각각 출마 기자회견을 할 당시의 모습. 제네바 AFP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 최종 후보로 남으면서 일본 정부가 어려운 선택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는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가 WTO에 제소당한 상황이라서 유 본부장이 WTO 사무총장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일본 정부가 선뜻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일본과 관계 악화가 계속된 한국 후보’와 ‘국제 협조에 등을 돌려 온 중국이 추천하는 것으로 보이는 나이지지라 후보’라고 각각 규정하고서 “어려운 대응이 될 것 같다”고 10일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일본인 후보나 일본이 추천하는 유력 후보를 옹립하지 못하고 유 씨가 유럽을 중심으로 지지를 모은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며 “유 씨가 (WTO) 수장이 되면 아시아에서 일본의 힘 부족이 세계에 드러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해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입장이라는 관측도 있다. 수장으로서 중국과 보조를 맞춰 운영을 추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남는다”고 산케이는 덧붙였다.

유 본부장이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한국이 선거 전략을 잘 세워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마시타 가즈히토(山下一仁) 캐논 글로벌전략연구소 연구주간은 “전에 반기문 씨가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처럼 이번에도 한국이 훌륭하게 추진했다”고 산케이에 의견을 밝혔다.

국제 정세 전문가인 히라쓰카 미쓰요시(平塚三好) 도쿄이과대 교수는 “중국이 추천하는 아프리카 후보를 지지하면 미중 대립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며 “많은 회원국이 중립적 입장인 한국을 지지하는 무난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 본부장은 앞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긴밀한 교류와 활발한 무역, 투자를 토대로 함께 성장한 동아시아 협력 파트너”, “한국과 일본은 자유 무역과 다각적 체제의 필요성에 대해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의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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