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vs 트럼프 ‘음담패설·성추문’ 공방…美언론 “가장 추잡한 싸움”

힐러리 vs 트럼프 ‘음담패설·성추문’ 공방…美언론 “가장 추잡한 싸움”

장은석 기자
입력 2016-10-10 14:50
업데이트 2016-10-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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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vs 트럼프…”사상 가장 추잡한 TV토론”
힐러리 vs 트럼프…”사상 가장 추잡한 TV토론”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9일(현지시간) 열린 대선후보 2차 TV토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오른쪽)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발언하고 있다. 2016-10-10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민주·공화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트럼프의 과거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빌 클린턴의 ‘성추문’ 등을 놓고 TV토론에서 공방을 벌였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추잡한 싸움’이라고 비난했다.

힐러리와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오후 9시부터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타운홀미팅’ 형식으로 열린 2차 TV토론에서 대선판을 흔드는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2005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문,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등을 놓고 격하게 부딪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CNN 등은 “미 대선 역사상 ‘가장 추잡한 싸움’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먼저 트럼프는 2번째 질문으로 ‘음담패설’ 파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며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여성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여성의 동의 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녹음파일의 발언 내용에 대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트럼프는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의 과거 ‘섹스 스캔들’을 겨냥해 “내가 한 것은 말이었지만, 그가 한 것은 행동이었다. 훨씬 나쁘다”고 반격을 시도했다.

그는 “이 나라 정치 역사상 여성을 그렇게 학대한 사람은 없었다”며 “빌 클린턴은 여성들을 학대했고 힐러리 클린턴은 그 여성들을 악의적으로 공격했다. 한 여성에게 배상금 5만 달러를 주기도 했다”며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만약 내가 이기면 나는 법무장관에게 특별검사를 지명하도록 해 당신의 상황을 정밀히 조사하도록 지시할 것”이라면서 “왜냐면 지금까지 역대로 그렇게 많은 거짓말과 속임수가 있던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3만 3000개의 이메일을 지웠다. 클린턴이 지금까지 한 일의 5분의 1이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클린턴의 마음 속에 엄청난 증오가 있다”면서 여러차례 클린턴을 “거짓말쟁이”,“악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그런 기질을 가진 누군가가 우리나라의 법을 책임지지 않고 있어 다행”이라고 맞서자,트럼프는 “왜냐하면 당신은 감옥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되받았다.

반면 클린턴은 ‘녹음파일’과 관련해 “트럼프는 그 비디오가 지금의 자신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들은 사람 누구에게라도 그것이 바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대변해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여성들을 공격하고 모욕해 왔다”면서 “여성들의 얼굴을 거론하고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가 대통령에 적합한지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단지 여성들과 이 비디오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트럼프는 단지 여성뿐 아니라 이민자와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도 겨냥했다”면서 “이것이 바로 트럼프”라고 일갈했다.

그는 “나는 공화당의 경선 주자들과 정치와 정책, 원칙에 있어 의견이 다르지만, 그들이 대통령직에 적합하다는 점은 의문을 갖지 않았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다르다”며 자격을 문제 삼았다.

특히 클린턴은 민주당 전국위원회 등의 이메일 해킹에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것에 대해 “러시아가 트럼프를 위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러시아로부터 빌린 돈도 없고 러시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가 1995년에 1조 원의 손실을 신고해 거액의 납세를 회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트럼프가 “탕감받은 것이며, 나는 대선에 출마한 누구보다 세법을 잘 이해한다”며 “트럼프가 세법을 이용한다고 클린턴은 불평하는데 왜 그것을 바꾸지 않았나? 그것은 당신의 친구들이 나와 같은 이득을 얻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클린턴은 “여러분이 도널드에게 들은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자신만의 세상에 산다”며 “도널드는 항상 도널드나 도널드 같은 사람들만 보호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서로 칭찬 한마디를 해달라’는 한 청중의 요청에 대해 트럼프는 “힐러리는 포기하지 않는 파이터”라고 했으며, 힐러리는 “트럼프의 자녀들이 능력있고 헌신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요일 대선 토론이 이례적으로 어둡고 격렬한 대결이었다”며 “트럼프가 클린턴을 악마로 부르고 대통령이 되면 법무부에 그녀를 수사시키겠다고 하고, 클린턴은 트럼프가 ‘대체 현실’ 속에 살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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