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걱정 없어요”…목돈 없이 결혼 ‘영끌족’ 없는 나라 [김유민의 돋보기]

“집값 걱정 없어요”…목돈 없이 결혼 ‘영끌족’ 없는 나라 [김유민의 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7-15 13:35
수정 2024-07-1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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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목돈 없어도 ‘공공주택’ 분양
임대기간 99년…5년 살면 매매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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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 서울시 공동취재단 제공
싱가포르 고품질 공공주택 피나클 앳 덕스톤. 서울시 공동취재단 제공
싱가포르 청년들은 집값 걱정이 없다. 21세 이상 기혼 혹은 35세 이상 미혼 싱가포르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공주택을 분양받을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임대 기간만 99년에 5년 이상 실거주 시 매매도 가능해 사실상 내 집을 소유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싱가포르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0.97명으로 사상 처음 1명 아래로 내려왔다. 싱가포르 정부는 가족 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만 35세 미만 청년이 약혼·결혼하거나 출산하는 경우 공공주택 분양 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싱가포르 청년들은 혼인신고를 앞당기는 추세다. 보조금 혜택에 나이·소득 제한이 있다 보니 연애 초기부터 서로 주택 구입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진이 지난달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5~29세 여성의 혼인율은 2000년 45%에서 2014년 6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34세 남성의 혼인율도 22%에서 37%로 올랐다.

세레나 웡(28)은 남자친구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이미 공공주택 매입 예상 시기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연애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공공주택 분양을 신청했다는 그는 “결혼을 염두에 두고 만나긴 했지만, 확실히 집값이 모든 걸 더욱 빨리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회계사인 필리스 쿰(25) 역시 2022년 6월 남자친구와 처음 만난 뒤 연애 초기부터 서로의 소득 상한을 확인하는 등 공공주택 매입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의 소득이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을 우려했고, 결국 연애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만인 지난해 12월 공공주택 매입했다. 결혼은 2026년, 입주는 2027년에 할 예정이다.

주택 자가 소유 90% 넘어
내 집 마련 세계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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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전경. 싱가포르관광청
싱가포르 전경. 싱가포르관광청
싱가포르는 정부가 일찍부터 토지를 국유화해 주택을 지어 분양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주택 자가 소유 비율이 90%가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싱가포르 청년은 대부분 결혼할 때나 35살이 되면 첫 공공주택을 분양받는데, 청년이나 신혼부부는 집값의 5%, 최초 구입비만 지불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나머지는 한국의 국민연금 격인 중앙연금기금(CPF) 적립금이나 주택개발청이 2%대 저리로 제공하는 대출을 이용해 지불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초봉을 28년 모아야 서울 아파트를 한채 살 수 있지만, 싱가포르는 전체 집값의 20%만 지불하면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나머지 집값은 매월 공제되어 나머지 집값을 갚는 방식이다. 이러한 제도는 싱가포르 법상 1인당 평생 두 번까지만 공공주택을 분양받을 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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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디로든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가능한 도시국가이자 정부 주도의 통제가 가능한 싱가포르 특성상 단순 비교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싱가포르는 국내총생산(GDP)이 우리보다 2배 이상 높고, 분양주택의 78%를 정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민간사업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는 정책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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