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 히틀러” 외치며…베를린 구의원,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만취해 ‘나치 경례’

“하일 히틀러” 외치며…베를린 구의원,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만취해 ‘나치 경례’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4-01-29 15:31
수정 2024-01-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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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1889~1945). 서울신문 DB
아돌프 히틀러(1889~1945). 서울신문 DB
독일 녹색당의 지방의회 의원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일에 만취 상태로 이른바 ‘나치 경례’를 했다가 결국 사퇴했다.

타게스슈피겔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의회 의원 유타 보덴(63)은 27일(현지시간) 오전 1시 40분쯤 베를린 외곽 115번 고속도로에서 음주운전을 의심해 단속하는 경찰관에게 두 차례 나치 경례를 했다.

‘히틀러 경례’로도 불리는 나치 경례는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오른팔을 비스듬히 올려 뻗는 1930년대식 나치(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의 인사법이다. 반유대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독일에서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보덴 의원은 경찰관 앞에서 나치 경례 구호인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도 외쳤다고 독일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경찰관에게 부당한 대우를 지적하려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곧 “음주운전과 부적절하고 잘못된 반응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며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보덴 의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로 측정됐다. 한국으로 치면 자동차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한다.

독일 수사당국은 음주운전과 함께 위헌단체의 상징을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독일 형법은 위헌으로 선언된 정당 또는 조직의 깃발이나 휘장·경례형식 등을 사용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보덴 의원이 사고를 낸 27일은 하필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9주년이자 유엔이 지정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이었다. 나치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에서는 추모행사와 함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규탄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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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에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 술에 만취해보도된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의회 의원 유타 보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조회수 30만을 기록할 만큼 논란을 불렀다. X 캡처
독일 언론에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 술에 만취해보도된 베를린 샤를로텐부르크-빌머스도르프 구의회 의원 유타 보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조회수 30만을 기록할 만큼 논란을 불렀다. X 캡처
앞서 이달 초순엔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fascism·극우 전체주의) 추종자 수백명이 모여 이른바 ‘파시스트 경례’를 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돼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문제의 집회는 전날 저녁 로마에 있는 옛 네오파시스트 정당 이탈리아사회운동(MSI) 본부 앞에서 벌어졌다. 이날 집회는 46년 전인 1978년 1월 7일, 좌익 무장 세력 등에게 살해당한 MSI 조직원 3명을 추모하기 위해 열렸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프레젠테(Presente)”를 외치며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팔을 쭉 뻗는 ‘로마식 경례’를 했다.

‘로마식 경례’는 고대 로마제국에서 사용한 경례법으로, 1921~1943년 파시스트 당수를 지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 통치 시절에 주로 쓰여 ‘파시스트 경례’로도 불린다.

독일 나치식 경례의 모습과도 유사하다. ‘프레젠테’는 네오파시스트들의 희생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는 의미로, 이들을 추모할 때 등장하는 구호다.

영상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고, 이탈리아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탈리아는 무솔리니 집권기 때 2차 세계대전에 추축국으로 가담한 과오를 반성하며 파시즘을 찬양하는 행위를 엄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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