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민협약 EU 위기 돌파구 될까…인권단체 “난민 어려움 가중”

새 이민협약 EU 위기 돌파구 될까…인권단체 “난민 어려움 가중”

임병선 기자
입력 2023-12-21 11:50
수정 2023-12-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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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0일(현지시간) 합의한 ‘신(新) 이주·난민 협약’이 지난 10여년 역내로 난민이 몰려들면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한 돌파구를 열게 될지 주목된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의 기존 난민 규정은 지난 2015년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허가도 없이 유럽으로 몰려들면서 사실상 붕괴했다. 그동안 난민 처리의 원칙을 규정했던 더블린조약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EU는 2020년 9월부터 협상을 벌여 새로운 합의의 틀을 모색했다. 하지만 난민을 어느 국가가, 어떻게 맡고, 이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민 문제는 회원국 내부, 회원국끼리 갈등을 야기하는 현안이 됐다.

더욱이 최근 다시금 불법 입국자가 급증하고, 내년 EU 의회와 주요 회원국 선거를 앞두고 이민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정부의 재정적, 정치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EU 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은 올해 1∼11월 EU로 들어온 불법 국경 횡단 입국자가 35만 5000명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체 합계보다 많은 것으로, 2016년 이래 최대치다. 또 지난해 유럽에서는 100만명 가까이가 난민 신청을 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는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극우, 반(反)이민 정당에 대한 지지세로 나타나고 있다. 폴리티코는 이민 문제가 내년 유럽 선거에서 결정적이고, 분열을 낳는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 3년여 만에 도출된 이번 합의는 망명 신청이 거부된 이들의 강제 추방을 더 쉽게 하고 난민의 EU 입국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또 회원국 정부에 자국 국경에 대한 통제 권한을 더 부여하고 난민 입국에 따른 비용을 회원국 간에 좀 더 공평하게 분배, 난민 관리를 EU 차원의 문제로 다루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조금 쉽게 설명하자면 그리스, 이탈리아처럼 아프리카나 중동과 가까운 지중해를 접한 회원국들에게만 난민 유입의 부담이 쏠리지 않도록 다른 EU 회원국으로 이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난민 심사 속도가 빨라지지만 본국 송환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승인 조건이 강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돈을 내고 ‘난민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법을 만들어 사실상 난민에 대한 유럽의 벽은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회원국의 수용 난민 수는 연간 3만명, 거부할 때 기부해야 하는 금액은 난민 한 명에 2만 유로(약 3000만원)로 잠정 결정됐다.

또 난민 심사에 보통 몇 개월이 걸리는 기존 절차 외에 상대적으로 승인율이 20% 안팎으로 낮은 국가에서 온 난민은 국경에서 최장 12주가 걸리는 패스트트랙 과정으로 심사해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EU는 이번 합의를 통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난민 신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유럽인들이 누가 EU에 오고 누가 머무를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EU 외부 국경에서 더 낫고 빠른 망명 절차 등을 통해 우리에게 이주에 대한 통제력을 더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난민들의 고통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제앰네스티 유럽 사무소는 망명 신청자와 난민들의 권리를 약화하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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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는 EU 이사회와 의회가 공식 채택하면 내년 6월 EU 의회 선거 이전에 발효될 전망이다. 다만 몇몇 조치는 즉각 시행되기 어렵고 이행되는 데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국들이 일부 조항을 자국 법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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