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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 두려워 말라”...앵커 뒤엔 소총 든 8명의 탈레반

“현재 상황 두려워 말라”...앵커 뒤엔 소총 든 8명의 탈레반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8-31 23:13
업데이트 2021-09-0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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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장악 이후 탈레반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아프간의 한 뉴스에서 총을 든 탈레반 대원 8명이 뉴스 진행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BBCYaldaHakim 트위터
아프간 장악 이후 탈레반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아프간의 한 뉴스에서 총을 든 탈레반 대원 8명이 뉴스 진행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BBCYaldaHakim 트위터

100조원 군사자산 탈취한 탈레반
“아프간 TV의 현실” 방송도 장악


미 국방부가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를 완료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을 완전히 장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31일 성명을 통해 “지난 17일간 군은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으로 12만명이 넘는 미국과 동맹의 시민을 대피시켰다”며 “아프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날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영국 BBC 앵커인 얄다 하킴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뉴스 영상을 공유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 17일 “우리의 문화적 틀 내에서 언론을 허용할 것이며 민간 언론은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된 뉴스를 보면 그렇지 않다.

영상을 보면 탈레반 조직원 8명이 총을 들고 뉴스 진행자 뒤에 서있다. 진행자는 “가니 정권은 붕괴했다”며 “이슬람 국가의 국민은 현재 상황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라고 말한다.

이를 공개한 하킴은 “무장한 탈레반 대원들의 감시를 받으면서 정치 관련 보도를 해야 하는 것이 아프간 TV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장악 이후 탈레반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아프간의 한 뉴스에서 총을 든 탈레반 대원 8명이 뉴스 진행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BBCYaldaHakim 트위터
아프간 장악 이후 탈레반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아프간의 한 뉴스에서 총을 든 탈레반 대원 8명이 뉴스 진행자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BBCYaldaHakim 트위터
탈레반, 블랙호크 헬기 띄워 사람 매단 채 순찰
탈레반이 노획한 미국산 공격헬기 UH-60 블랙호크에 아프가니스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매단 채 하늘을 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근 시운전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첨단 무기로 무장한 자신들의 모습을 재차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30일(현지시각) 탈레반이 조종하는 블랙호크가 아프간 칸다하르 상공 위를 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블랙호크에 연결된 긴 줄에 한 남성이 힘없이 매달려있는 장면이다.

네티즌들은 해당 남성이 아프간인일 것으로 추측하며 “탈레반 조직원들의 스스로의 세를 과시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 25일에도 블랙호크를 시운전하는 영상을 공개했었다. 칸다하르 공항 착륙장으로 보이는 넓은 공간에서 블랙호크가 굉음을 내며 움직이는 모습이 담겼다.
아프간 현지에서 포착된 탈레반의 블랙호크 운전 모습. 아프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줄에 매달려 있다. 트위터 캡처
아프간 현지에서 포착된 탈레반의 블랙호크 운전 모습. 아프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줄에 매달려 있다. 트위터 캡처
앞서 백악관은 지난 17일 미국이 아프간군에 지원했던 블랙호크 등을 탈레반이 탈취한 사실을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당시 브리핑에서 “모든 군사 물품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20년간 미국이 아프간에 쏟아 부은 100조원 상당의 군사자산이 탈레반 손에 넘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노획한 미제 무기에는 총기뿐만 아니라 군용 차량, 철갑탄, 강철심 탄환, 방탄 장비, 통신 기기, 야간 투시경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군용 헬기도 블랙호크를 포함해 100여 대에 달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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