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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 남자, 군인이 쏜 총에 다리 맞았다” 아비규환 카불 공항(종합)

“내 옆 남자, 군인이 쏜 총에 다리 맞았다” 아비규환 카불 공항(종합)

최선을 기자
입력 2021-08-22 16:54
업데이트 2021-08-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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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탈출 인파 몰려 인명 피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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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아기 품에 안은 미 해병대원
아프간 아기 품에 안은 미 해병대원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경비하는 미국 해병대원이 아기를 품에 안고 달래고 있다. 2021-08-21 미군 중부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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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에 연일 몰려드는 아프간인들
카불 공항에 연일 몰려드는 아프간인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국제공항 주변 도로에 20일(현지시간) 국외 탈출을 희망하는 민간인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2021-08-21 카불 AFP 연합뉴스
AP통신 “아프간 민간인 7명 더 숨졌다”
“서방국가 군인들이 쓰러진 사람들 돌봐”
미·독, 자국민에 “카불 공항 가지 말라”
한 임신부, 미 군용기 착륙 직후 출산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수만명의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22일 영국 국방장관의 성명을 인용해 카불 국제공항 인근의 혼잡으로 인해 아프간 민간인 7명이 더 숨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도 전날 공항 외곽에서 무더위 속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탈수와 탈진, 공포를 겪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최소 3명의 시신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순식간에 몰려든 사람들이 서로 짓눌리고 있으며 대피 작전에 투입된 서방국가 군인들이 탈수로 쓰러진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은 공항으로 가는 길을 막고 검문에 나섰으며 서류를 갖추지 않은 아프간인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이미 탈출에 성공한 아프간 사람들도 여전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아프간을 떠나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한 피난민들은 21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떠난 것에 대한 절망감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을 호소했다.

도하로 탈출한 한 아프간 여성은 “조국을 떠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을 떠나기 전 수천명의 사람이 카불 공항으로 몰려드는 충격적인 광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공항으로 몰려들 때 내 옆에 서 있던 한 남자가 군인들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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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어린이 끌어올리는 병사들
아프간 어린이 끌어올리는 병사들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배치된 영국과 터키 연합군, 미국 해병대원들이 한 아프간 어린이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1-08-21 미군 중부사령부 제공
탈레반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계자는 15일 이후 공항 안팎에서 최소 12명이 총에 맞아 숨지거나 압사했다고 19일 밝히기도 했다. 앞서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공항 내 탈레반 지도자를 인용해 공항에서 총격으로 사망하거나 압사한 사람이 최소 40명이라고 추산했다.

진입이 어려워진 일부 엄마들은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철조망 너머 경비를 서는 외국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비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미국과 독일 당국은 아프간 내 자국민에게 잠재적 보안상 위협이 있다며 카불 공항으로의 이동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당국의 개별 지침을 받은 게 아니라면 카불 공항으로의 이동을 피하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독일 대사관도 타레반의 통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자국민에게 카불 공항으로 가지 말 것을 권고했다.

와중에 미 군용기로 탈출하던 임신부가 착륙 직후 아기를 무사히 출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CNN 방송에 따르면 미 공군 수송기 C-17를 타고 탈출하던 A씨는 전날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 기지에 착륙 직후 여아를 출산했다.

산모와 아기는 인근 의료 시설로 옮겨졌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비행 도중 진통을 시작했으며, 착륙하자마자 미 공군 의료진이 투입된 가운데 수송기 화물칸에서 출산했다. 한때 비행 고도가 8534m에 이르면서 기압이 떨어져 기내에서는 위급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미 공군은 트위터로 출산 소식을 전하면서 “기내 기압을 높이기 위해 긴급히 비행 고도를 낮췄으며, 그 덕분에 임신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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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수송기 가득 메운 아프간 민간인들
미군 수송기 가득 메운 아프간 민간인들 19일(현지시간) 탈레반 정권을 피해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을 떠난 민간인들이 미군 수송기 내부에 가득 들어차 있다. 2021-08-21 미군 중부사령부 제공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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