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군’ 트럼프에 반기든 매코널 “중동 철군은 베트남 철수만큼 굴욕적”

‘철군’ 트럼프에 반기든 매코널 “중동 철군은 베트남 철수만큼 굴욕적”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11-17 15:31
수정 2020-11-1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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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매코널(왼쪽)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AFP 자료사진
미치 매코널(왼쪽)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AFP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중동에서 미군을 철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치 매코널 상원 의원이 16일(현지시간) “베트남 철수만큼 굴욕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인 매코널 의원은 공화당에서 트럼프 다음으로 강력한 실력자다.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지만 군사 외교정책에서 반기를 든 것이다.

특히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미군이 아프간에서 성급하게 철수하는 것은 우리 동맹에 해를 끼치고, 우리를 해롭게 하는 이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며 “미군이 1970년대 사이공에서 철수한 것만큼이나 굴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고 의회전문 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미군은 1975년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앞서 국방부는 해당 사령관들에게 아프간과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을 각각 25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내년 1월 15일까지는 시작하도록 하는 ‘준비명령’ 통지를 했다고 CNN이 전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4500명, 이라크에는 약 3000명이 주둔해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대선 유세에서 해외에 파견된 전투원들의 철수를 공약했다. 그는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에 대해 “크리스마스까지 집으로”라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2월 탈레반과 합의를 통해 135일 이내에 1만 2000 수준의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8600명까지 줄이고 14개월 내 철군키로 한 바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도 지난 9월 3000명 수준으로 감축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군이 성급하게 철수하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발호에 기름을 부어 전세계에 테러를 가중시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1년 이라크 철수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동 전문가 상당수는 IS의 발호는 시리아 내전의 결과로 연결짓는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또 아프간에서 미군의 급속한 철수를 지지하는 의원은 극소수라면서 “무질서한 철수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축적한 주요 성공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권한 대행은 지난 13일 서한에서 “이번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알카에다를 패배시키기 직전에 와 있지만 그 싸움을 끝내지 못한 과거의 전략 오류를 피해야 한다”며 “이 싸움은 오래됐고, 많은 이들 전쟁에 지쳐있으며 나 역시 그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밀러 권한대행은 그러면서 “모든 전쟁은 끝내야 한다. 전쟁을 끝내려면 타협과 파트너십이 요구된다”며 “우린 도전에 대처했고, 전력을 다했다. 이제 돌아올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서한문에는 미군이 남아 있어야 한다면서도 싸움에 지쳤으니 이젠 돌아와야 한다는 메시지가 동시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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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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