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명인만 쉽게 검사받나” 미국서 코로나19 불평등 논란

“왜 유명인만 쉽게 검사받나” 미국서 코로나19 불평등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19 16:51
수정 2020-03-1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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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진료소에 모여든 차량들
코로나19 ‘드라이브스루’ 진료소에 모여든 차량들 미국 루이지애나 주 마레로의 웨스트 제퍼슨 메디컬 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 앞에 검사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마레로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유명인사와 정치인,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고 밝힌 가운데 이것이 도리어 불평등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검사를 받기 위해 보건기관을 찾아가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거나 거절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은 명성을 이용해 검사를 받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프로농구(NBA)의 브루클린 네츠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선수단이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경기를 한 직후 돌아오자마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스타 선수인 케빈 듀랜트 등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브루클린 네츠의 발표 내용은 뜻밖의 역풍을 불렀다. 보건기관이 아닌 사설 실험실을 통해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뒤에도 부정적 여론은 계속됐다.
코로나19 양성 반응 보인 NBA 네츠 듀랜트
코로나19 양성 반응 보인 NBA 네츠 듀랜트 17일(현지시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케빈 듀랜트를 포함해 브루클린 네츠 선수 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반응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지난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 NBA 경기를 지켜보는 듀랜트 모습. 2020.3.18
AP 연합뉴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트위터에 “코로나19 검사는 돈 많은 사람이 아니라 아픈 사람이 먼저 받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선수단을 비판했다.

ABC의 리얼리티 방송 ‘배철러레트’(The Bachelorette)에 출연해 유명해진 알리 페도토스키는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가 ‘특급대우’를 받은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코로나19 검사를 둘러싼 일반 시민들의 불만은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발병 초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진단키트 배부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데다가 당국이 검사 대상자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잡으면서 일반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어렵다는 경험담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게다가 가까스로 검사를 받았더라도 분석이 지연되면서 한참 기다려야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유명인이나 정치인들이 검사를 받고 통보받은 결과를 잇따라 공개하자 일반 시민들에게는 유명인들의 검사 문턱이 낮고 결과도 신속하게 받아보는 것처럼 여겨져 좌절감을 안겨준 것이다.

섬유근육통과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어 코로나19 감염 시 합병증 위험이 큰 로빈 프레이저(30)는 지난주부터 열이 나고 기침이 있어 응급실을 찾아갔지만 진단 키트가 부족해 검사를 받지 못했다며 “왜 그들이 줄의 앞자리를 차지하나. 나 같은 평균적인 사람들은 줄 뒤로 밀려난다. 의회는 검사를 받는데 나는 왜 못 받나”라고 항의했다.

미국인들의 불만은 18일 백악관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과 관련, 부유하거나 인맥이 있다고 해서 검사 우선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도 “인생 이야기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때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나도 일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빨리 검사를 받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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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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