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셋은” “아이 안 낳으면 나라에 부담” 자민당 의원 망언

“적어도 셋은” “아이 안 낳으면 나라에 부담” 자민당 의원 망언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5-12 08:49
수정 2018-05-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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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적어도 셋은 낳아야 한다.”, “아이를 더 낳지 않으면 나라에 부담이 된다.”, “젊은 여성들을 셋 이상 낳게 만들어야만 한 아이도 낳지 않겠다는 커플 때문에 생기는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

길거리에서 어르신들이 술 마시다 내뱉은 얘기가 아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가토 간지(72) 중의원 의원이 지난 10일 파벌 모임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발언을 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11일 보도해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성차별이란 비난이 쏟아지자 당황한 가토 의원은 자신이 주례 설 때 신랑신부에게 하는 덕담을 옮겼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진 뒤였다. 영국 BBC마저 일본 신문들을 인용해 12일 전했다.

지난해 일본 신생아 수는 94만 1000명으로 여성 한 명당 1.42명의 아이를 출산해 1899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숫자와 출산율이었다. 지난달 현재 15세 이하 인구는 1553만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명이 줄었다. 일본 정부는 아이를 출산한 뒤에도 엄마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한 여성 자치 정치인은 직장과 육아의 균형을 취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겠다며 자녀를 의회 회의에 데려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는 데 대한 일본 사회의 우려를 전한 것이라지만 발언 수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더 많은 가족을 꾸린다고 해서 금전이나 다른 인센티브도 별다른 것이 없어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데 이를 무시하고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여기는 듯한 태도에 눈총이 쏟아진다.

여섯 아이의 아빠인 가토 간사장은 결혼하지 않겠다는 여성을 만나면 다른 가족의 자녀들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요양병원에서 삶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여성 의원들은 성차별 발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모임에 참석했던 한 여성 의원은 “명백한 성희롱이었다”고 분개했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가토 간사장은 처음에는 철회할 의도가 없다며 “우리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가 출산율이란 사실을 부각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나중에 성명을 내 “내 발언이 잘못된 인상을 전달했다면 사과드린다. 여성을 차별할 의도는 없었지만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에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자민당의 나이 지긋한 남성 의원들이 일본 여성이라면 아이를 더 가져야 하는 공적 의무를 지닌다고 말한 것은 간토 간사장이 처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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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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