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답변노트’ 들여다보니…페북 해체 요구에도 대비

저커버그 ‘답변노트’ 들여다보니…페북 해체 요구에도 대비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4-11 17:31
수정 2018-04-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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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노트내용 카메라 포착…“해체 땐 中기업만 강화” 부각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로 곤경에 처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해체 요구가 나올 것에도 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저커버그 CEO가 10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이 해체돼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중국과의 경쟁’을 언급하는 답변 내용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저커버그가 청문회 휴식시간에 펼쳐둔 노트가 AP통신 등 언론 카메라에 잡히면서 드러났다.

이 사진에 따르면 노트에는 ‘FB(페이스북) 해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은 미국을 위한 핵심 자산; 해체는 중국기업들을 강화시킨다’ 등 문구가 표시됐다.

최근 페이스북과 구글의 온라인 광고시장 지배력 확대로 반독점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해체 여론까지 우려한 것은 이번 사태에 따른 페이스북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를 언급하려 한 것은 페이스북이 금지된 중국 시장에 재진출하고자 현지 관리들에게 구애를 보내온 저커버그의 노력과도 대조적이다.

정보 유출 사고를 이유로 페이스북 해체까지 요구하는 목소리가 의회에서 나올 경우 중국이 잠식해가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페이스북이 대항마인 점을 부각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을 악용하려는 러시아 운영업체들과 지속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이것은 군비 경쟁이다. 이들이 지속해서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는 정부 규제에 대해서는 최근 가짜 뉴스와 외세의 선거 간섭,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등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인터넷이 더 중요해짐에 따라 무엇이 옳은 규정인지가 실제 문제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규정이 과도하면 IT 업계가 저항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중국 등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트에는 데이터 안전과 다양성, 선거 공정성, 불온 콘텐츠, 과거 실수의 책임자 등 약 15가지 주제가 담겼다.

가장 자세히 서술된 부분은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정보에 변칙적으로 접속한 영국 정치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최근 저커버그를 비판한 팀 쿡 애플 CEO였다.

노트에는 필요할 경우 전체 6천500억 달러 규모의 광고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6%인 점을 언급함으로써, 페이스북이 거대한 광고시장에서 조그마한 일부일 뿐이란 점을 강조하고 소비자와 마케터가 선택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라는 조언도 담겼다.

노트에는 “우리가 유럽의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이 요구하는 것을 이미 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지 말 것”이라고 표현돼 있으며 페이스북이 약간 이행했으며 현재 유럽과 전 세계에서 더 많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라는 조언도 담겼다.

저커버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의 유료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한 버전은 항상 무료일 것”이라고 말해 페이스북이 최소한 유료 버전을 검토한 적 있음을 시사했다.

저커버그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한 인터뷰에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광고주와 공유하는 것을 중단하려면 유료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 “셰릴은 광고를 전혀 게재하지 않으려면 일종의 사업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분명한 것은 지금은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돈을 내는 옵션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광고 지원을 받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 전 세계 모두에게 연결하려고 노력하는 우리 임무와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저커버그가 평상복 대신 정장과 넥타이를 매고 청문회에 출석한 것에 대해 구두 사과만큼이나 포기와 존중의 시각적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티셔츠에 청바지가 트레이드 마크인 저커버그에게는 정장이 회개자의 예복과 같기 때문에 복장 변화를 통해 저커버그가 청문회에서 말한 것처럼 실제로 정보 유출에 대해 뉘우치고 있으며 겸허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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