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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낭자’…닷새째 14명 사망, 美 “시위대 지지”

이란 반정부 시위 ‘유혈낭자’…닷새째 14명 사망, 美 “시위대 지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8-01-02 10:57
업데이트 2018-01-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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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 시간)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14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도 늘고 있다. 미국은 노골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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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최루가스 자욱한 테헤란 대학
이란 반정부 시위…최루가스 자욱한 테헤란 대학 이란 곳곳에서 반정부·반기득권 시위와 소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구랍 1일(현지시간) 현재 14명 사망하고 400명이 체포됐다. 사진은 30일 AP통신이 입수한 사진으로 시위진압 경찰이 터뜨린 최루탄 가스가 자욱한 테헤란 대학 구내에서 시위 중인 한 학생이 손을 든 모습.2018-01-02
테헤란 AP=연합뉴스
영국 BBC방송,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란 보안군은 이날 밤 수도 테헤란 중심가의 교통 통행을 제한하고 집회를 막았으나 시위대는 구호를 외치며 차량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소규모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사용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소도시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는 계속됐다. 소셜미디어에는 동부 비르잔드와 서부 케르만샤 등에서도 시위가 새롭게 일어났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지난달 28일 시작돼 이란 전역으로 확산한 이번 시위로 지난 닷새간 14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체포됐다고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이란 경찰 대변인은 “나자프아바드에서 폭도가 쏜 사냥총에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고 밝혀 시위대뿐 아니라 공권력도 폭력에 희생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또 “일부 무장한 시위대가 경찰서와 군기지를 점거하려고 했으나 군경이 이를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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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불에 탄 차량
이란 반정부 시위, 불에 탄 차량 1일(현지시간) 이란 반정부 시위로 차량이 불탄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중앙 정부는 아직 정확한 사망자 수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8일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서 물가 상승과 부패에 항의하며 시작됐으며 이란 전역으로 번지며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확대됐다.

FT는 이번 시위가 2009년 이란 민주화 시위 이래 거의 10년 만에 벌어진 최대 규모의 반정부시위이자 최악의 소요사태라고 평가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이란 국민은 당연히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폭도와 범법자는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특히 이번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의 배후로 이란을 혼란하게 하려는 외부세력의 개입을 지목하고 나섰다.

로하니 대통령은 1일 ”외국에서 지령받은 소수의 폭도가 평화로운 저항을 납치하려고 했다“면서 ”단합된 이란은 이들 폭도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시위 중 폭력을 선동하는 배후로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거론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도 1일 이번 시위는 이란에 반대하는 미국과 영국, 사우디의 지휘를 받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대리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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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최소 14명 사망 사상자 확산
이란 반정부 시위…최소 14명 사망 사상자 확산 지난달 31일 영국 런던의 이란 대사관 밖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반대자들이 시위하는 모습. 2018-01-02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연일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관심을 표명하며 지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트위터에 ”위대한 이란 국민은 수년간 억압 받았다. 그들은 음식과 자유에 굶주려 있고 인권과 함께 이란의 부가 약탈당하고 있다”며 “변화할 때!“라고 썼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보다 강한 어조로 이란의 반정부시위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고 내가 부통령인 한, 미국은 잔혹한 정권에 맞서 싸우던 이란 국민의 영웅적 저항을 무시하고 방관했던 과거의 부끄러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강압적으로 진압한다면 인권침해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에 신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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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 시위
이란 반정부 시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란의 테헤란대 학생들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물가 상승 등 경제정책 실패를 규탄하며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체제 비판으로 이어져 닷새째 계속되고 있다.
테헤란 AFP 연합뉴스
주변국들도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유럽연합은 이란 정부에 시민들에게 평화적 시위를 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인 집회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주문했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부 장관도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가 자유롭고 평화적으로 모여 목소리를 내는 시위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BBC는 이란에서는 만연한 억압과 악화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국민의 광범위한 불만이 비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BBC 페르시아어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에 걸쳐 평균적인 이란 국민은 15% 가난해졌다. 그러나 이번 시위는 참가자에 따라 경제 문제와 부패뿐 아니라 외교정책에 대한 불만도 표출하는 등 다양한 요구가 뒤섞여 있으며, 2009년 시위와는 달리 분명한 구심점이 없는 상태라고 BBC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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