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폭력 스캔들’ 확산…현직 국방장관 사퇴

영국 ‘성폭력 스캔들’ 확산…현직 국방장관 사퇴

입력 2017-11-02 10:14
수정 2017-11-0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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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女언론인 무릎에 손 올려…“영국군 높은 기준에 못미쳤다” 인정

15년 전 성희롱 사실이 최근 드러난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부 장관이 과거 자신의 행동은 군이 기대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1일(현지시간) 사퇴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이날 전했다.

최근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메가톤급 성추문으로 촉발된 미국 내 성폭력 고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이 영국 정치권으로 확산한 이래 성희롱 스캔들에 연루돼 공직에서 사퇴한 첫 사례다.

팰런 장관은 이날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전달한 사직서에서 “최근 내 과거 행동을 포함해 하원의원들에 관한 여러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이들 중 다수는 사실이 아니지만 나는 과거에 내가 우리가 군에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나의 자리에 대해 되돌아봤으며 그래서 국방부 장관직에서 사퇴한다”고 덧붙였다. 메이 총리는 팰런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팰런 장관은 BBC에 “수년간 문화가 바뀌었고, 10년, 15년 전에는 용인됐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이제는 분명히 용인될 수 없다”면서 “의회는 이제 스스로 살펴보고 총리는 행동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 언론인 줄리아 하틀리 브루어는 2002년 콘퍼런스 만찬장에서 한 내각 차관이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고 밝혔으며, 영국 대중지 더 선은 그 장본인이 팰런 장관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줄리아는 “한 차관이 보수당 콘퍼런스 만찬에서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 다시 한번 그러면 얼굴에 주먹을 날려줄 것이라고 조용하고 정중하게 경고했고, 그는 손을 가져갔다. 그게 그 일의 끝”이라고 말했다.

팰런 장관은 더 선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지만, 당시 사과를 했고 자신과 줄리아 모두 그 일은 거기서 끝난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줄리아도 “당시 성희롱을 당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면서 당시를 “약간 재미있는” 사건으로 표현했다.

줄리아는 팰런 장관의 사퇴 소식에 대해 스카이뉴스에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면서 “만약 이것이 그가 15년 전 내 무릎에 손을 댄 ‘무릎게이트’와 지금 그 일에 대해 아무런 문제도 없는 나 때문이라면 가장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사퇴”라고 말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현직 장·차관, 의원 등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폭로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국제통상부 차관인 마크 가니어는 여성 비서에게 성인용품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알려져 조사를 받게 됐다.

전직 각료인 스티븐 크랩 의원은 면접을 보러온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성적으로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이 드러났다.

더 선은 집권 보수당 의원들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작성한 ‘성희롱 명단’에 전·현직 각료 21명을 포함해 보수당 의원 36명의 이름이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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