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 英노동당 대표직 자동사퇴 고비 넘겨

코빈, 英노동당 대표직 자동사퇴 고비 넘겨

입력 2016-07-13 07:05
수정 2016-07-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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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행위 “현 대표로서 새 대표 경선 출마 가능” 판단

영국 야당인 노동당의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는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일단 강제로 밀려날 수 있는 한고비를 넘겼다.

노동당 대표 경선관리 기구인 중앙집행위원회(NEC)가 12일(현지시간) 코빈 대표에게 대표 경선 후보 자격을 자동 부여할지를 놓고 찬반 비밀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18표, 반대 14표로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현 규정은 경선에 나서는 후보는 소속 하원의원 또는 유럽의회 의원 20% 이상의 지지 서명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당 일부에서 코빈 대표 역시 이 규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코빈은 현 대표로서 자동으로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맞서면서 결국 이날 투표를 통해 결정한 것이다.

코빈이 현재 소속 의원 20%(51명) 이상의 지지 서명을 얻기 어려운 까닭에 이 규정의 해석 여부가 코빈의 출마 여부를 가른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앤젤라 이글(55) 하원의원이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오웬 스미스 하원의원도 대표 경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대표 경선은 지난달 23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 이후 코빈 대표와 소속 하원의원들이 극한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노동당이 브렉시트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정했는데도 노동당 지지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EU 탈퇴에 투표한 데다 전통적인 텃밭에서조차 EU 탈퇴가 우위로 나왔다.

이에 소속 의원들은 코빈이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코빈에게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유럽회의론자였던 코빈 대표가 EU 잔류 운동을 적극 펼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코빈이 물러날 뜻이 없다고 버티자 예비내각 장관들 가운데 3분의 2가 자진 사퇴한 데 이어 코빈에 대한 불신임안 투표를 강행했다.

투표 결과 소속 하원의원 230명 가운데 212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0표로, 압도적 다수가 코빈의 대표직 사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투표는 구속력이 없다.

이어 예비내각 기업장관에서 사퇴한 이글 의원이 당 대표직 도전을 선언했다.

코빈 대표는 자신을 선출해준 “당원들의 위임”을 강조하며 도전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코빈은 지난해 9월 대표 경선에서 최소 의원 지지 서명을 가까스로 채워 출마했지만 노조원 등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59.5%를 득표해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경선에 나섰던 주류 의원들이 참패했다.

당원들이 의회 내 주류 세력인 중도 좌파를 거부하고 강성 좌파인 코빈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코빈은 여전히 당원들의 지지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더라도 노동당은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부 의원들은 코빈이 계속 대표직을 유지한다면 탈당할 것이라고도 밝혀 분당 위기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중부 도시 리버풀 인근에 있는 이글 의원의 사무실에는 전날 벽돌이 날아드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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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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