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유력지 저명 편집인 돌연 해임…언론자유 약화 우려

홍콩 유력지 저명 편집인 돌연 해임…언론자유 약화 우려

입력 2016-04-20 23:52
수정 2016-04-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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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유력 신문의 저명한 편집인이 20일 돌연 해임되면서 언론 자유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유력지 명보(明報)는 이날 새벽 컹?웬(姜國元) 집행 총편집을 전격 해임했다고 현지 언론과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명보는 컹?웬의 해임 사유로 경비 절감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명보 직원협회는 자원 절약이라는 해임 사유가 의심스럽다며 의견이 다른 편집 간부를 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친(親) 중국 성향으로 간주되는 말레이시아 출신 충톈슝(鍾天祥) 편집장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직원들이 매우 화났으며 실망했다고 강조했다.

명보 직원들은 2년 전 충 편집장이 탐사 전문 언론인인 케빈 라우(劉進圖) 전 편집장 후임으로 선임되자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라우 전 편집장이 길에서 괴한으로부터 흉기로 등과 팔을 공격당해 중상을 입는 사건도 발생했다.

컹?웬의 해임이 이날 명보 1면에 홍콩과 마카오 정·재계 고위인사들의 재산 도피 의혹을 제기한 기사가 실린 것과 맞물리면서 외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명보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로부터 입수한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를 인용해 헨리 탕(唐英年) 전 홍콩 정무사장(총리 격)과 폴 찬(陳茂波) 홍콩 발전국 국장,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李嘉誠) 청쿵프라퍼티 홀딩스(長江實業地産) 회장 등이 조세 회피처를 알선해온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를 통해 역외 기업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인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劉慧卿) 주석은 “이번 결정으로 경각심이 높아졌다”며 “정치적, 경제적 압력 때문에 모든 전문가가 사시나무 떨 듯 떨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기자협회는 기자들이 컹?웬의 해임에 충격을 받았다며 “홍콩의 언론 자유 수준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대 여론연구소 조사가 홍콩인 1천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6%가 언론 자유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33%가 불만이라고 답해 순만족률이 13%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응답자의 52%는 언론 매체가 정부 비판을 주저하는 등 자기 검열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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