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위기 여파, 싱가포르 가사도우미까지

세계 경제위기 여파, 싱가포르 가사도우미까지

입력 2016-02-23 16:56
업데이트 2016-02-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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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의 부자나라 싱가포르에는 가사도우미나 육체노동을 하기 위해 주변의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싱가포르에서 돈을 벌어 모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다.

이들은 그동안 강한 싱가포르달러로 혜택을 봤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로 이들 가사도우미 등의 수입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등 주변국 통화가치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싱가포르도 수출 활성화를 위해 통화 약세를 꾀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에는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 등 노동자들의 ‘송금마을’이라고 부르는 대형빌딩이 몇 개 있다. 필리핀인들은 ‘럭키프라자’ 쇼핑몰에 있는 은행으로 몰려든다. 미얀마인들은 랏후루즈호텔 가까이에 있는 ‘페닌슐라 플자자’에서, 태국인들은 교외의 상업시설 ‘골든마일플렉스’에서 송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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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물가 뿐 아니라 임금도 주변국에 비해 크게 높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조사에 의하면 작년 10월 현재 싱가포르의 제조업 종업원 월급여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의 약 5배,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의 6배가 넘는다. 비제조업 종사자라도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의 3배,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의 5배다.

높은 임금 때문에 싱가포르에는 주변국으로부터 많은 해외노동자가 모여들어 돈을 번 뒤 자국으로 송금한다. 싱가포르의 ‘일반정부 이외의 제2차 소득수지’는 작년 7∼9월 23억 싱가포르달러(약 2조원)의 적자다. 대부분이 해외노동자의 송금에 의한 것이다. 적자액수는 최근 10년새 3.4배로 불어났다. 해외노동자의 공급국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경우도 6.6배로 늘어났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국가로서는 드물게 강통화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도 해외노동자를 끌어당기는 큰 요인이다. 이 나라가 강한 화페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외국에서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그 혜택을 싱가포르달러로 받은 임금을 모국의 통화로 환전해 송금하는 해외노동자들이 누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무엇보다도 동남아시아의 금융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국채의 인기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이 초저금리인데 비해 이들 동남아 국가는 실질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 과거에는 정정불안 등으로 인해 이들 국가의 국채가 해외투자가들에게 외면당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국채로 돈이 몰리면 이들 나라의 통화가치도 올라간다. 이는 싱가포르달러의 상대적인 약세로 이어진다.

싱가포르 당국은 수출 지원 차원에서 연내에 통화약세 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의 경기둔화로 임금이 하락하거나 이 나라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해외노동자들이 모국에 송금해 줄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싱가포르의 가시도우미에게 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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