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대통령궁 장악·관저 공격 ‘쿠데타 위기’

예멘 반군, 대통령궁 장악·관저 공격 ‘쿠데타 위기’

입력 2015-01-21 03:44
업데이트 2015-01-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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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대통령궁을 차지한 뒤 관저마저 공격하면서 예멘이 쿠데타 위기에 처했다.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후티는 이날 오후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 안으로 진입해 대통령궁 단지를 통제하에 뒀다.

대통령궁 경호대가 이에 맞섰으나 후티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대통령궁 안으로 들어갔다.

후티는 전날 오전 대통령궁 주변에서 정부군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낼 만큼 격렬한 전투를 벌인 끝이 일대를 장악했다.

후티는 이어 사나 서부의 대통령 관저도 공격했다.

후티에 반대하는 나디아 알사카프 예멘 정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정권을 전복하려는 후티가 하디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하디 대통령은 공격 당시 관저에서 측근들과 회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후티의 간부를 인용, 대통령이나 관저를 공격할 의도는 없었고 공교롭게 그 주변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전날 오후 칼리드 아흐푸드 바하흐 예멘 총리 관저도 포위했다. 바하흐 총리는 포위를 피해 관저를 떠났다.

앞서 17일엔 아흐메드 아와드 빈무바라크 예멘 대통령실장이 차를 타고 가다 후티에 납치되기도 했다.

후티는 지난해 9월21일 사나를 무력으로 장악해 정치적 실권을 쥐고 초기엔 하디 대통령에 협조적이었으나 이후 자신의 몫을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최근 예멘을 6개 자치지역으로 나눠 연방제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새 헌법 초안이 작성되면서 후티의 무력행사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후티는 지난해 1월 범국민대화위원회가 연방제 실시로 뜻을 모으자 연방제가 분열을 조장하고 빈부 격차를 심화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예멘 북부를 근거지로 하는 후티는 자원이 풍부한 중부와 남부까지 세력을 확장하려는 만큼 연방제를 시행하면 이 확장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는 탓이다.

빈무바라크 대통령실장을 납치한 것도 그가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는 합의기구인 ‘국민대화’의 의장이기 때문이다.

압둘 말리크 알후티 후티 지도자는 20일 밤 TV 연설을 통해 하디 대통령이 이슬람개혁당(이슬라당) 등 부패세력과 유착하고 협력을 등한시했다고 맹비난했다.

알후티는 “우리는 예멘을 파괴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하디 대통령은 외국의 말을 듣지 말고 ‘평화와협력합의’(PNPA·작년 9월 휴전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하든 두렵지 않다”며 국민대화 개선, 신헌법 초안 수정, 알카에다 소탕 등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후티의 대통령궁 장악에 우려를 표하며, 예멘의 무장 정파들에 교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쿠데타설’이 나오는 예멘 사태에 관해 보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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