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톨릭 성추행’ 사상 첫 청문회

유엔 ‘가톨릭 성추행’ 사상 첫 청문회

입력 2014-01-17 00:00
수정 2014-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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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고위 관계자 소환…교황의 교회 개혁에 힘 실릴 듯

가톨릭 교회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추행과 관련해 사상 처음으로 교황청 관계자가 유엔 청문회에 소환됐다. 취임 이래 겸손하고 소탈한 행보와 강도 높은 개혁으로 신자와 비신자 모두의 지지를 받아 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고질적인 병폐 앞에서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가 15일(현지시간)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사제 30명의 신원과 혐의 내용을 공개한 가운데 대교구 측 존 오말리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은 프랜시스 케인 보좌주교. 시카고 AP 연합뉴스
미국 가톨릭 시카고 대교구가 15일(현지시간)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사제 30명의 신원과 혐의 내용을 공개한 가운데 대교구 측 존 오말리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은 프랜시스 케인 보좌주교.
시카고 AP 연합뉴스
 16일 AP, BBC 등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CRC)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인권최고대표 사무소 청사에서 열린 청문회에 교황청의 실바노 토마시 주교 등 6명의 교황청 대표를 소환해 강도 높은 청문회를 실시했다.

 토마시 주교는 청문회 시작에 앞서 “아동 상대 성범죄는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교황청은 아동의 권리에 대한 존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제안이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CRC는 성추행을 했던 성직자들에 대해 어떤 법적 조치를 취했는지, 사건 뒤 성직자들이 여전히 미성년자들과 접촉할 수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교황청 대표들은 해당 행위들이 로마 가톨릭 교회와 상관없는 별개의 사건이었지만 사제 선발 기준을 강화하고 사제들이 적절한 처신을 하도록 교회법을 개정했다고 강조했다.

 CRC는 청문회와 보고서 검토를 거쳐 다음 달 5일쯤 최종 결론과 권고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고에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개혁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시카고 대교구는 이날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사제 30명의 신원과 혐의를 공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한 달 만인 지난해 4월 사제 성폭력 사건에 대해 교회 차원의 단호한 행동을 요구하며 이 문제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시카고 대교구 이전에도 지난해 8월 LA 대교구가, 11월에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미니애폴리스 대교구가 사제들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 정보를 공개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은행을 감독하는 추기경 위원회 위원 5명 중 4명을 교체하며 교회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114명의 직원과 63억 유로(약 9조 2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바티칸 은행은 돈세탁 혐의 등으로 이탈리아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는 등 신뢰도가 크게 떨어져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1-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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