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스턴 폭탄 테러] 피로 물든 美 애국자의 날… “12년 싸워도 테러 못 막았다” 패닉

[美 보스턴 폭탄 테러] 피로 물든 美 애국자의 날… “12년 싸워도 테러 못 막았다” 패닉

입력 2013-04-17 00:00
업데이트 2013-04-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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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미국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2001년 뉴욕에서 발생한 최악의 ‘9·11 테러’ 악몽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테러가 감행되자 미국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마라톤 대회는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초등학생 희생자 등 26명을 추모하는 의미가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가 받은 충격은 더욱 컸다. 게다가 테러가 발생한 날은 보스턴이 포함된 매사추세츠주와 메인주가 공휴일로 지정한 ‘애국자의 날’로,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칼럼에서 “다른 어느 날보다 역사적인 공휴일에 이 같은 테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공포스럽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미 당국은 사태 수습을 위한 조치에 즉각 나섰다. 보스턴 경찰이 용의자와 범행 동기 파악에 나선 가운데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서둘러 ‘테러’로 규정하고, 사건 발생 직후 주요 대도시에 대한 치안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비밀경호국(SS)은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통제했고, 뉴욕 경찰도 호텔 등 주요 건물에 주요대응팀(CRT)을 배치했다. 또 사법당국은 잠재적 원격 기폭을 막기 위해 보스턴 내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했고, 연방항공청(FAA)은 보스턴 폭발사고 인근 지역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미 당국이 이렇게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은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1년 7개월이 지났지만 테러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9·11 테러 이후에도 2009년 12월 디트로이트 항공기 테러, 2010년 5월 뉴욕 타임스퀘어 테러, 2011년 1월 워싱턴주 폭탄테러 등 적지 않은 테러 시도가 있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9·11 테러 10주년을 앞둔 2011년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러 공포에 시달렸던 미국인들은 승리를 자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있고, 알카에다 등 국제테러조직은 세계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2년 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번 보스턴 테러에서 보듯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막는 것은 어려운 것임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글로브는 “이번 사건으로부터 교훈을 배워 예방조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모두가 보스턴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마라톤은 계속될 것이고, 어떤 테러 행위도 미국 역사 속 전통을 훼손할 만큼 강하지 않다”며 미국인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4-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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