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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소녀 2명 발 씻겨…여성에 사상 첫 세족

교황, 소녀 2명 발 씻겨…여성에 사상 첫 세족

입력 2013-03-29 00:00
업데이트 2013-03-29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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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목요일 맞아…독재정권 치하 희생자 63명 시복

프란치스코 교황은 28일(현지시간) 첫 성(聖) 주간을 맞아 로마 교외 카살 델 마르모에 있는 교도소를 찾아 소년원생을 상대로 세족식을 거행했다.

교황은 이날 소녀 2명을 포함한 소년원생 12명의 발을 씻겨주고 입맞춤을 하며 강복했다.

여성에게 교황이 세족례을 해준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상 최초이다. 가톨릭에선 전통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12제자가 모두 남자인 점을 들어 남자에게만 세족례를 행했다.

바티칸 대변인은 세족식에 참여한 12명 중 2명이 무슬림 재소자라고 소개했다.

교황은 또 스페인 내전과 나치와 공산주의 독재정권 치하에서 희생당한 63명의 기적을 인정하고 복자(福者) 칭호를 내렸다.

바티칸은 이날 교황이 지난 19일 즉위하고서 처음으로 이들에 대해 성인 품위에 오를 수 있도록 시복했다고 밝혔다.

새로 복자에 오른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1931~45년간 벌어진 스페인 내전 와중에 목숨을 잃었다.

이들 중 가장 어린 복자는 14살에 순교한 이탈리아 신학생 롤란도 리비로 1945년 공산당 파르티잔에 의해 살해됐다.

다른 복자로는 루마니아 왕자로 정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고서 바티칸 외교관을 활약한 블라디미르 기카(1873-1945)가 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 난민을 도우려고 루마니아에 귀국했다가 1952년 공산정권에 붙잡혀 처형당했다.

유대인을 도와주다 다차우 수용소에서 숨진 도미니크회 수사 주세페 지로티(1905-1945)도 포함됐다.

교황은 오는 5월 12일에는 성베드로 바실리카 성당에서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하기 전 정한 성인들에 대한 첫 시성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성인 품위에 오를 순교자는 1480년 이탈리아 남동부 오트란토에서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스만군에 의해 학살당한 안토니오 프리말도와 800명의 가톨릭 신자가 끼어 있다.

콜롬비아와 멕시코에서 각각 수녀회를 창설한 라우라 데 산타 카탈리나 수녀와 마리아 과달루페 가르시아 사발라 수녀도 시성된다.

한편 교황은 이날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성목요일 설교에서 수백 명의 추기경과 주교, 사제에게 신앙인의 삶을 어루만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제가 밖으로 나가 자신만의 기름 부음을 경험해야 한다”며 “고통과 유혈, 맹목, 악에 속박된 죄인들이 있는 교외로 나서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사제가 겪는 정체성 위기를 떨쳐내려면 신자에게 열성을 다해 설교하고 사람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며 “현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행사나 의식이 아니라 종교적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성 주간은 십자가 수난을 앞둔 예수가 예루살렘에 입성한 것을 기리는 성지 주일로부터 부활절까지의 한 주간을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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