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급 강등 1년…시장에선 여전히 ‘AAA’

美, 등급 강등 1년…시장에선 여전히 ‘AAA’

입력 2012-08-06 00:00
수정 2012-08-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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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오히려 하락..달러화-뉴욕 증시는 대폭 상승

선재규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최고 등급을 강등한 지 5일로 만 1년이 지났지만, 미 국채에 대한 투자자의 애정은 오히려 더 열렬하다고 외신이 일제히 분석했다.

S&P는 지난해 8월5일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뜨리면서 신용 전망도 ‘부정적’으로 낮췄다. S&P는 이어 지난달에도 이 상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미국의 등급을 모두 AAA로 유지하면서도 전망은 부정적으로 낮춘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미국의 등급이 떨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과연 무엇이 강등됐단 말인가?’란 제목으로 관련 지표들이 오히려 그때보다 더 나아졌음을 강조했다.

즉,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등급 강등 발표 전날 2.4%이던 것이 지난 3일 1.575%로 떨어졌음을 지적했다.

강등 발표 당일은 2.58%까지 치솟았다.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웰스파고 PB의 마크 도스 지역 투자책임자는 신문에 국채 금리가 앞으로 몇 달 내 1% 수준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운이 좋다”면서 “등급이 강등되고 나서 유로 위기가 더 악화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미 국채를) 더 안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경기 부양책으로 보유 채권 만기를 늘리는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행한 것도 장기금리가 더 떨어지도록 하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AP도 시장 상황이 나아진 점을 지적했다.

미국의 등급이 떨어진 다음 날 635포인트나 폭락했던 다우지수가 이후 1,600포인트(14%) 이상 상승했음을 상기시켰다.

달러도 주요 통화 바스켓 기준으로 이후 6% 가치가 상승했다.

반면 같은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지난해 3% 가량 빠져 지난 3일 기준 온스당 1천609.03달러에 거래됐다.

AP는 ‘S&P 조치가 가짜인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했으며 CNN 머니는 ‘시장에서 미국은 여전히 AAA 국’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더 윌리엄 캐피털 그룹의 채권 거래 책임자 데이비드 코어드는 CNN 머니에 “시장이 크게 불안할 때는 안전 자산에 더 매달리게 마련”이라면서 “투자자들은 ‘미국은 여전히 AAA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국채가 당분간 계속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 머니는 세계 양대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과 일본도 기본적으로 미 국채 매입을 계속 늘려왔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 최신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근 1조 2천억 달러 어치를, 일본은 1조 1천억 달러 어치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코어드는 “요즘 시장이 공포로 움직여진다”면서 “유로 위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계속 미 국채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률이 계속 바닥에 머물 것”이라면서 “유로 위기가 악화하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채권시장 전략가 킴 루퍼트도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둔화와 미 경제 추가 하락 가능성, 그리고 미 의회의 ‘재정 절벽’ 해결 불발을 주요 변수로 거론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니겔 골트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AP에 “S&P의 위상이 전 같지 않다”면서 “시장이 이제는 신용평가기관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국이 마냥 느긋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용 전망은 부정적이기 때문에 이들에 의한 등급 추가 강등이 가능한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만약 무디스나 피치도 등급을 떨어뜨리면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채권 왕’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채권 투자자 빌 그로스가 앞서 미 국채에 대해 “가장 깨끗한 더러운 셔츠”라고 표현한 것이 이런 맥락임을 저널을 상기시켰다.

미국의 재정 절벽이 여전히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경고됐다.

그러나 미 국채의 안전 자산 위상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그간의 추세를 쉽게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롭 로비스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저널에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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